미국 정부가 북미 서안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을 24시간 가동하며 사상 최악의 물류대란을 타개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중순 백악관에서 물류기업과 트럭노조,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회의를 마친 후 롱비치에 이어 LA항도 연중무휴 운영하기로 했다. 바이든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협조를 구했다. 월마트 페덱스 UPS 등은 정부의 요청을 받고 24시간 운영에 들어가면서 미국 전역에서 운송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한 북미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 홈디포 타깃 등에게도 물류 병목 해소에 일정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조치가 물류대란 해소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해운업계의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재 롱비치항은 9월부터 6개 터미널 중 1개社만이 24시간 운영에 동참한 상황으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터미널이 이 체제에 들어갈지 알 수 없다. 특히 항만 적체가 풀리더라도 철도와 육상 등 내륙운송뿐만 아니라 창고에서의 물류 마비가 여전할 거란 게 해운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업무량이 가중될 경우 노조 파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선사 관계자는 “항만 인력을 24시간 가동한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질 순 없다. 내륙운송 적체로 화물의 최종도착지인 창고와 공장에서 물건을 제때 받지 못하면 연쇄적으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항만 인근에서 운송을 위해 긴 줄을 기다리는 트럭운전사들의 수입 손실에 대한 좌절감이 커질 수 있다”며 “모든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물동량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9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9% 늘어난 178만9400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9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1위 중국발 화물은 10% 증가한 114만8100TEU로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2위 한국은 24% 증가한 15만5000TEU, 4위 대만은 15% 증가한 8만5000TEU였다.
반면 베트남은 7% 감소한 11만7700TEU로 15개월 동안 이어진 증가세를 마감했다. 9월 한 달간 미국에서 아시아 10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북미수입항로)은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한 46만8600TEU에 그쳤다.
운임은 서안이 올해 6월 중순 이후 18주 만에 상승세를 마감했으며, 동안은 3주 연속 하락곡선을 그렸다. 중국의 전력난과 주요 선사들의 운임 동결, 공급 확대 등이 운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0월15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219달러 1만700달러를 각각 기록, 전월 6322달러 1만1731달러에 견줘 1.6% 8.8% 각각 떨어졌다. 전주와 비교하면 서안은 2.4%, 동안은 3.7% 하락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