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인근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이 여전히 50척을 웃돌며 북미 서안 항만을 둘러싼 물류대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9월10일 현재 55척의 컨테이너선이 LA와 롱비치 인근에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벌크선 탱크선 등 전 선종을 포함하면 100척을 넘어서는 선박이 물류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해운업계의 판단이다.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척수는 지난 6월 10척에 그쳤지만 7월 40척으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이달 50척을 넘어섰다.
선사 관계자는 “이달에만 20척에 가까운 선박이 서안 항만에 입항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류 혼잡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항만 적체가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통상 9~10월은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해 많은 물량이 수송되는 시기다. 따라서 4분기에도 항만 적체가 이어질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정부가 혼잡 해소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단기간에 해결되는 건 힘들어 보인다.
운임은 서안 동안 각각 11주 2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9월10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322달러 1만1731달러를 각각 기록, 1년 전 같은 기간 3813달러 4534달러와 비교해 66% 2.6배(159%) 인상됐다. 전월 5744달러 1만452달러에 견줘 10% 12% 각각 올랐다. 동안은 7월 말 1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한 달 만에 1000달러 넘게 상승하며 1만2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서안은 처음으로 6000달러를 돌파했다.
지속되고 있는 선복난에 선사들의 선박 투입도 잇따르고 있다. SM상선과 HMM(옛 현대상선)은 이달에도 임시선박을 투입해 물류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을 지원했다. SM상선이 17번째로 투입한 임시선박 호는 9월15일 부산신항만(PNC)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캐나다 밴쿠버로 출항했다. 해당 선박은 임시 투입이 끝난 이후 미주 서안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SM상선은 올해 연말까지 약 10항차 이상의 임시선박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HMM도 42번째 임시선박 5000TEU급 컨테이너선 호를 이달 초에 투입, 최근 로스앤젤레스(LA)항에 도착했다. 지난 3일에는 5000TEU급 컨테이너선 호가 임시선박으로는 처음으로 광양항에서 LA로 출항했다.
이 밖에 양밍해운은 최근 인도받은 1만1000TEU급 신조선을 부산-북미항로에 배선했다. <톱모스트>호로 명명된 신조선은 지난 24일 PS6에 투입됐다. PS6의 로테이션은 칭다오-닝보-부산-로스앤젤레스(LA)-오클랜드-고베-칭다오 순이다.
물동량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8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9% 늘어난 182만9000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8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1위 중국발 화물은 0.6% 증가한 107만3000TEU로 집계됐다. 2위 베트남은 16% 증가한 18만1300TEU, 3위 우리나라는 34% 증가한 16만9000TEU, 4위 대만은 32% 증가한 9만1000TEU였다. 일본은 10% 증가한 3만7000TEU로 9위에 올랐다.
8월 한 달간 미국에서 아시아 10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북미수입항로)은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한 42만9000TEU에 그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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