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중견 조선사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5개 조선사의 매출총액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3조8668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904억원에서 올해 -49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5개 조선사 모두 코로나 여파로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업활동 제약과 발주처의 경기침체 등으로 수주가 감소한 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선사들의 향후 영업실적은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수주한 선박이 전년 대비 크게 늘면서 턴어라운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현대삼호중공업은 내실을 다지는 데 실패했다. 매출액은 0.6% 증가한 2조1122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696억원에서 올해 -249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외형 내실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매출액은 7.2% 감소한 1조3921억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1872억원에 그쳤다.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은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반면 매출액은 58% 증가한 2113억원을 달성했다.
대선조선은 영업이익 -64억원, 순이익 -75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억원 -9억원에 견줘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1418억원에서 올해 952억원으로 33% 감소했다.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 뒷걸음질 친 560억원에 그쳤으며, 영업이익은 -33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수주량 전년比 351% 폭증
이들 기업의 같은 기간 선박 수주량은 크게 호전됐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내 중견조선사들의 수주량은 탱크선 30척과 피더컨테이너선 10척을 포함해 총 43척 82만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350.6% 폭증했다.
컨테이너선 수주가 크게 증가했으며, 주력 선종인 탱크선도 매우 양호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상반기 수주 실적 중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1기도 포함돼 기타 선종의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수주액은 1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5.2% 신장했다. FPSO 물리탐사선 등 고가의 선종이 포함된 데다 신조선가 상승, 전년 동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수주 금액의 대폭적인 증가에 기여했다. 중형사들의 수주액이 국내 신조선 수주액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전년 3.4%에서 올해 6.7%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중형조선사들의 남은 일감은 활발한 수주 활동으로 총 62척 119만CGT를 기록, 전년 말 대비 39.2% 증가했다.
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조선업 시황 호전과 중형조선사들의 인수합병 등으로 중형조선 수주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운임 급등과 환경규제에 따른 노후선 조기 교체 등으로 신조선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조선 STX조선 등 중형조선소들의 인수합병 성공으로 경영 리스크가 완화되고 수주 활동에 탄력을 받고 있어 향후 국내 중형조선업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주 증가에도 높은 철강재 가격 등 불안 요인으로 조선사들의 일시적 실적 악화가 우려되나 2023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조선 가격이 상승세인 데다 수주물량이 2022년 말부터 2023년에 걸쳐 대량 인도되고 철강재 가격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커 시간이 갈수록 영업실적이 개선될 거란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실적개선이 가시화되기까지는 단기적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