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시아 제품 수입을 급격히 늘리면서 물류기업들의 창고 부지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아시아 제품 수입과 전자상거래 수요 급증으로 미국 내 물류 창고 임대료가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항만과 도시 인근 물류 공간과 대형 온라인 주무 처리 작업에 필요한 대형 창고의 가격이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올해 1~5월 산업용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9.7% 상승했다. 올 1분기 기준 뉴저지 북부의 산업용 부지 임대료는 전년 같은 시기보다 3배 증가했고, 남부 캘리포니아의 인랜드 엠파이어도 24% 가량 상승했다. 실제로 미국 내 50만평방피트(4320㎡) 이상의 대형 창고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인상됐다.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트리톱 디벨롭먼트의 공동창립자 아지 만델은 “아마존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창고 부지를 확보하려고 경쟁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화장지 등 생필품을 배송받기 위해 더 많은 창고 공간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산업용 부지 임대료 가격 인상은 로스앤젤레스(LA)·롱비치(LB) 항만 인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CBRE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부동산 시장에서 올해 2분기 5220만평방피트(45만㎡)의 산업용 부지가 임대됐다. 이 중 70.2%는 신규 임대물량이다. 현재 건설되고 있는 산업용 부지 9520만평방피트(82만1700m²) 중 44.7%는 이미 임대가 끝난 상황이다.
DHL서플라이체인의 칼 딜루카 미주 부동산책임자는 “창고 부지 확보 경쟁이 심화되기 이전 시기에는 주로 3~5년 임대 계약을 했지만, 최근 남부 캘리포니아 항만 주변 지역의 임차인은 상승한 임대 요율로 7~10년 계약을 요구 받고 있다”고 말했다.
美 물류 병목현상 가중…
창고 필요성 커져
미국 전역에 물류 병목현상이 가중돼 여러 물류기업들이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고 운송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지역 허브 창고 확보를 서두르고 있는 추세다. 미국 내 수입 물량이 8월까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물류 혼잡에 따른 병목현상이 악화되면서 인구 밀집 지역 인근에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물류 창고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북미 서안을 포함한 미국 남부 항만의 물동량은 연이어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미국 해운전문지 JOC의 통관통계 자회사인 피어스(PIERS)에 따르면 미국 서안 항만은 올해 1~5월 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물동량의 61.8%인 490만TEU를 처리했다. LA·LB항의 5월 아시아 수입 물동량은 전년 대비 60.1% 증가한 84만2524TEU를 소화했다. LA항은 8월 첫 주에 수입 물량이 76%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항의 완도웰치, 노스찰스턴, 휴 K. 레더맨 등 세 터미널에서는 전년 대비 9.6% 증가한 255만TEU를 기록했다. 찰스턴항은 6월 기준 전년 같은 시기보다 44.5% 늘어난 12만8622TEU로 집계됐다. 미국소매연맹은 오는 9월까지 전년 대비 수입 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CBRE도 오는 2025년까지 전자상거래가 미국 전체 소매 판매의 26%를 차지하게 돼 물류기업들의 창고 공급에 더 많은 부담을 안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엔 병목현상이 심각한 미국 중서부 화물 허브에 내륙 물류망인 철도 운송이 일부 중단돼 물류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운송사인 유니언퍼시픽은 시카고를 비롯한 내륙 복합 터미널 화물 정체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일주일간 서부지역 항만에서 중서부 물류 허브로 향하는 철송을 중단했고, 벌링톤노던산타페(BNSF)도 2주간 운항을 제한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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