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상·항공 운임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액을 70억원에서 121억원으로 늘리고, 물류 차질이 여전한 미주노선에 임시선박을 확대 투입한다. 더불어 미주 동안에는 주당 50TEU의 중소화주 전용 선복을 신규 제공해 물류 애로 해소에 나선다.
정부는 최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5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선복량 추가 공급을 위해 이달 북미항로에 임시선박 6척을 투입하는 한편, 특별 전세기를 편성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며 수출입물류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미주노선에 특별 전세기 투입 검토
먼저 정부는 물류 대란이 가장 극심한 미주 동안과 유럽 컨테이너항로를 대상으로 선박 투입을 확대한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주·유럽·동남아항로에 임시선박을 총 27회 투입해 7만1000TEU의 화물을 수송했다. HMM(옛 현대상선) SM상선 고려해운 남성해운 등이 임시선박 투입을 결정한 주요 선사들로 꼽힌다.
미주가 20회 6만1000TEU로 가장 많았으며, 동남아 5회 5000TEU, 유럽 2회 5000TEU 순으로 수송이 이뤄졌다. 특히 선복 부족이 극심한 미주 서안에 임시선박을 집중 투입,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주항로 수출 물량 8만2000TEU의 64%를 처리했다.
정부는 향후에도 미주 서안에 매월 2회 이상의 임시선박을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소화주를 대상으로 한 미주 동안 전용 선복을 새로 배정해 기업들의 원활한 수출을 돕겠다는 각오다.
중소기업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주 350TEU의 선복을 배정받아 총 5437TEU를 우리나라에서 미주 서안으로 수출했다. 같은 기간 접수율만 91.4%에 육박할 정도로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 유럽행도 5월부터 매주 50TEU의 선복을 배정 중이다.
정부는 6월 중순부터 미주 동안에도 매주 선복 50TEU를 중소화주를 대상으로 신규 공급하고, 당초 4월까지였던 서안행 전용 선복 350TEU도 연말까지 연장한다.
물류 대란이 가장 심각한 미주노선엔 특별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돼 지원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항공시장에선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4편의 특별 전세기를 운행했으며, 규제 완화를 통해 객실 내 화물 적재 공간도 늘렸다. 특별 전세기를 통해 총 61개 기업의 진단키트와 반도체, 의료용 방호복, 화장품 등 총 85만t 규모의 화물 운송을 지원했다.
정부는 수요 조사를 거친 뒤 적재 물품·운항 횟수·운임 등의 계획을 무역협회·항공사와 협의해 전세기 투입 여부를 상반기 중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운임은 현재 대비 저렴한 수준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했던 해상·항공운임 지원액도 물류대란이 장기화되면서 70억원에서 121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해상운임 긴급 지원에 이어 올해는 수출바우처 사업 등을 통해 70억원 규모를 지원 중이다.
이번 회의에서 추가 운임지원 21억원, 수출바우처 한도 확대 60억원, 온라인 공동물류 40억원 등을 대책 방안에 포함됐다.
우선 코로나19 장기화로 집행이 어려운 해외 마케팅 예산 등을 해상운임 지원에 활용해 총 420곳을 대상으로 기업당 500만원씩 지원한다.
또한 수출 바우처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업의 물류비 지원 한도도 30억원에서 60억원으로 두 배 늘린다. 기업당 물류비 지원 한도도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2배 상향한다. 온라인 공동물류도 기존 항공 외에 해상운임이 추가되며 지원액을 40억원으로 확대한다.
부산신항 주변 대체 장치장도 제공돼 항만 적체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신항 터미널 외부에 대체장치장을 운영하고 포화 시 인접부두·배후단지 등을 추가 활용해 화주에게 컨테이너 임시 보관 장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4000TEU 규모 장치가 가능한 웅동배후단지 1단계 공컨테이너 부지를 활용한 후 포화 시 현재 약 800TEU 여유 공간이 있는 다목적부두와 유휴부지 12만평 규모인 서컨테이너 배후단지를 각각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수출입물류 비상대응 TF 가동
하늘길에서는 인천공항 계류장 내에 환적화물 보관창고를 신축·운영해 물류 애로를 해소한다. 신선화물 환적 지원을 위해 특허 절차와 반출입 신고가 필요 없는 보관창고를 7월부터 운영해 물류 신속화와 비용 부담 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계류장 내에 창고를 이용해 이동 경로 최소화와 신고 생략, 운영비용 등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컨테이너 박스의 공급도 확대해 기업들의 물류 애로 해소를 돕는다. 현재 제작 중인 40피트 컨테이너 4만3000개를 7월까지 차질 없이 인도하고 올해 4월 추가 발주한 1만7000개도 하반기에 적기 공급할 예정이다. 해양진흥공사는 리스사업을 활용해 올해 4월 말 1만9600개의 컨테이너를 인도했다.
긴급 상황을 고려해 수출입물류 비상대응 TF(전담조직)도 가동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관세청 코트라(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해양진흥공사 HMM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응 TF를 가동해 물류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애로 해소에 나선다.
이 밖에 정부는 수출입물류 상생협의체를 통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 선·화주 협력을 통해 장기계약 확대, 표준거래계약서 보급, 인코텀스 거래 조건변경 등 중장기 개선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상생협의체인 산업부 해수부 중기부 국토부 기재부 선·화주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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