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은 감소했지만 선사들은 선복 조절과 비용 절감 유가 하락 운임 상승 등으로 호성적을 거뒀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코스코를 제외한 모든 선사가 영업이익 개선을 일궜으며, HMM(옛 현대상선) 양밍해운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 여파’ 상반기 원양항로 물동량 마이너스
상반기 원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뒷걸음질 쳤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4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대비 12.3% 감소한 729만9400TEU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중단 영향으로 중화권발 물동량이 급감한 게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중화권발 화물은 12% 감소한 528만3700TEU를, 동북아시아발 화물은 17.1% 줄어든 88만8800TEU에 그쳤다. 유럽발 아시아행(유럽수입항로) 물동량 역시 4.6% 감소한 380만5200TEU로 집계됐다.
북미항로 수송실적도 코로나 파고를 넘지 못했다. 피어스에 따르면 상반기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물동량은 전년 846만8600TEU 대비 8.8% 후퇴한 772만2900TEU로 집계됐다. 점유율 1위 중국은 코로나 여파로 15.2% 뒷걸음질 친 430만6000TEU를 기록했다. 반면 2위 베트남은 18.3% 증가한 83만3900TEU로 나타났다. 3위 한국발 물동량도 1.2% 늘어난 45만7500TEU를 기록하며 중국과 대조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원양항로 운임은 선사들의 임시결항과 할증료 도입에 힘입어 전년보다 나은 수준을 보였다. 상반기 북미 서안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612달러를 기록, 전년 1525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동안도 전년 2633달러 대비 172달러 상승한 2746달러로 집계됐다. 아시아발 유럽행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43달러를 기록, 전년 759달러 대비 84달러 올랐다.
HMM·양밍해운·에버그린 등 영업익 개선
아시아계 선사들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HMM은 항로 합리화와 비용 절감, 운임 상승 등에 힘입어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HMM은 2분기 매출액 1조3750억원, 영업이익 1390억원, 순이익 280억원을 각각 냈다. 2019년 2분기에 견줘 영업이익은 -1130억원에서 흑자 전환했으며, 순이익도 전년 -2010억원에 견줘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조3970억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1~6월 실적은 매출액 2조6880억원, 영업이익 1370억원, 순이익 -37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외형은 0.9% 감소했지만 이익 폭은 크게 개선됐다. 이 선사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2조7130억원, 영업이익 -2190억원, 순이익 -3800억원을 냈다.
HMM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컨테이너 물동량과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올해 4월부터 시작한 디얼라이언스 활동과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투입, 국내외 전용 터미널 확보 등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선사들은 외형보다는 수익 개선에 방점을 뒀다. 매출액은 3대 선사 모두 전년 동기를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감소를 예상한 선사들이 선복 공급을 줄인 게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에버그린의 2분기 매출액은 6.9% 감소한 438억7100만대만달러(약 1조780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1억9400만대만달러(약 2100억원)를 거둬, 전년 동기 11억900만대만달러에서 4배 이상 폭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각각 136% 1242% 폭증한 56억9100만대만달러(약 2300억원) 27억5100만대만달러(약 1100억원)를 거뒀다.
양밍해운은 2분기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양밍해운은 영업이익 6억2400만대만달러(약 250억원) 순이익 -6800만대만달러(약 -30억원)를 각각 냈다. 영업이익은 1년 전 -3억6700만대만달러에서 흑자로 돌아섰으며, 순이익도 -12억6500대만달러에서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2분기 컨테이너 수송량은 10% 감소한 238만TEU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8억5700만대만달러(약 350억원)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순이익도 -8억8600만대만달러(약 -360억원)로 적자폭을 줄였다.
근해선사인 완하이라인의 2분기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5배 폭증한 16억5500만대만달러(약 670억원), 순이익은 2.4배 증가한 16억7500만대만달러(약 680억원)를 달성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각각 65.6% 1% 증가한 22억6400만대만달러(약 920억원) 17억5800만대만달러(약 710억원)를 달성했다.
일본 3대 해운사(NYK MOL 케이라인)의 정기선 부문 통합법인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재작년 4월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ONE은 2020 회계연도 1분기(4~6월)에 전년 500만달러에서 대폭 개선된 1억6700만달러(약 20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코스코는 상반기에 매출액 715억8800만위안(약 12조4300억원), 영업이익 27억9800만위안(약 4900억원), 순이익 13억3300만위안(약 2300억원)을 각각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7.3%, 순이익은 4.5% 감소했다.
유럽계 선사들 외형보다 내실 다졌다
유럽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머스크 CMA-CGM 하파크로이트 짐라인 등 모든 선사들의 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하거나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영업보고를 통해 2분기 해상운송 사업부문은 매출액 65억7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를 기록, 전년 71억9600만달러 대비 8.7%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EBITDA)은 10억7700만달러에서 13억5700만달러(약 1조6100억원)로 26%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4~6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코로나 확산으로 전년 344만7000FEU 대비 16% 감소한 290만3000FEU에 머물렀다.
상반기 EBITDA는 전년 20억1700만달러 대비 26% 증가한 25억3200만달러(약 3조원)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수송량은 595만1000FEU로 전년 659만7000FEU와 비교해 9.8% 줄었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의 2분기 해운사업 매출은 9.7% 감소한 52억7200만달러(약 6조2600억원)에 그쳤다.
CMA CGM의 2분기 EBITDA는 27.8% 증가한 9억9700만달러(약 1조1800억원)로 집계됐다. 컨테이너 수송량은 13% 감소한 478만TEU에 그쳤다. 상반기 매출은 6.1% 감소한 107억1600만달러(약 12조7300억원)를 기록한 반면, EBITDA는 31.6% 성장한 17억7200만달러(약 2조1100억원)로 집계됐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2분기 영업이익 3억8700만달러(약 4600억원), 순이익 2억8700만달러(약 34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 2분기 1억9700만달러에서 두 배 증가한 실적을 신고했으며, 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5600만달러에서 412.5% 폭증한 실적을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억6300만달러(약 6700억원)로 전년 4억4000만달러 대비 28% 증가했다.
이스라엘 컨테이너선사 짐인티그레이티드쉬핑서비시스(짐라인)의 영업이익은 운임 상승과 용선료 하락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짐라인은 4~6월 세 달 동안 6900만달러(약 8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400만달러에서 56.8% 성장했다. 2분기 동안 처리한 20피트 컨테이너(TEU)는 전년 동기 73만1000TEU 대비 12.3% 감소한 64만1000개에 그쳤으나 TEU당 평균 운임은 1071달러로 7.9% 상승하며 채산성이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9400만달러(약 1100억원)로 전년 6300만달러에서 49.2% 개선됐다.
선사들은 올 하반기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는 글로벌 컨테이너 수송량이 7~9월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짐라인도 10월 중국 국경절과 우리나라 추석을 앞두고 밀어내기 물량이 늘며 3~4분기 경영성과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MA CGM 역시 올해 3분기 시황은 2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회복과 전자상거래시장 성장, 계절요인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띨 거란 분석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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