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 달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컨테이너 물동량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띠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중국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면서 우리나라가 대체 수입국으로 부상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중국발 화물의 심각한 부진으로 전체 북미 수출항로 수송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 JOC피어스에 따르면 3월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물동량은 102만55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 122만700TEU 대비 16% 감소했다. 북미 수출항로 물동량은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2016년 3월의 101만9500TEU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중국의 생산 정체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컨테이너 적체, 선사들의 서비스 결항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3월 발령된 외출 금지령으로, 화주가 화물을 인수하지 못해 항만에 컨테이너가 적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더해 긴급 의료기기를 우선 반출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항만 혼란도 심화됐다는 평가다.
품목별로, 가구류 플라스틱제품 건설장비 등이 23%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전기기기도 뒷걸음질쳤다. 타이어 컴퓨터 관련 제품만 호조를 띠었다.
전체 물동량 감소에도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화물은 10% 성장한 9만3300TEU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거뒀다. 종전 최고기록이었던 2018년 10월의 8만5300TEU를 9%가량 웃도는 실적이다.
점유율에서도 역대 가장 높은 9.1%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16년 3월의 7.3%로, 당시에도 중국발 화물은 29%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 수출화물은 5%대의 플러스성장을 기록하면서 점유율도 함께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발 물동량은 1월 4%의 감소세로 출발한 뒤 두 달 연속 성장곡선을 그렸다. 3월엔 2위 점유율의 일반전기기기가 32% 증가했고, 6위 종이류(폐지 포함)가 41% 급증하며 6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5위 합성수지는 20%의 높은 성장률을 거두며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의료기기와 개인보호장비를 생산하기 위한 일반기계 수출이 급증했고 공급 불안 우려로 재고 확보 수요가 늘어났다고 풀이했다.
점유율 1위인 중국발 화물은 39% 감소한 39만5000TEU로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띠었다. 1위 품목인 가구류는 55% 감소하며 15개월 역신장했다. 섬유류는 20%, 전기기기는 33%, 플라스틱제품은 44% 감소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미국으로 나간 화물은 22% 증가한 31만TEU로, 47개월 연속 성장했다. 아세안 1위 베트남은 32% 증가한 13만2500TEU를 기록, 48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렸다. 가구류가 13개월 연속 20%의 급증세를 이어갔고 섬유 신발 등도 높은 성장 폭을 보였다. 다만 전달(14만1900TEU)에 비해선 2.5% 감소했다.
일본발 화물은 4% 감소한 5만9000TEU로,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1위 품목인 자동차 부품이 44% 감소하며, 6개월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띠었다. 자동차제품은 6%, 건설기계는 12% 감소했다.
인도발 화물은 0.3% 감소한 7만3600TEU에 머물며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편 1월 한 달 동안 미국에서 아시아 18개국으로 수송된 북미수입항로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0.1% 줄어든한 55만6000TEU를 기록, 2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화주가 화물 인수를 못하면서 빚어진 항만 적체와 선복 감축이 마이너스성장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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