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미항로의 올해 운송계약(SC)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비대면을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탓에 계약체결 시기가 예년에 비해 지연되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통상적으로 화주와의 SC 협상은 4월 중순께 종료되거나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화주들이 기존 계약을 1개월 연장하고 5월 말까지 협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선사들은 코로나 여파에 적극 대응해 SC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사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에도 올해 운임은 전년보다 높게 맺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선사들의 운항 스케줄 취소도 잇따랐다. 우리나라 에이치엠엠(옛 현대상선)을 비롯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 독일 하파크로이트 네 곳으로 구성된 전략적 해운제휴그룹인 디얼라이언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서안에선 PS5를 6월 말까지 중단하고 격주마다 PS3와 PS4를 결항한다. 또 PN서비스에서도 격주마다 PN3 PN4 2개 노선을 중단한다. 북미 동안항로에선 EC3는 EC1과 통합해 1개 노선 체제로 6월 말까지 운항한다. 오션얼라이언스는 아시아-북미 서비스 4개에 대한 4월 중단을 발표했다.
북미 서안에서 표면화된 공컨테이너 부족 현상도 선사들에게 골칫거리다. 미국 전역의 항만가동율이 5년간 과거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만큼 컨테이너 수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중국 공장이 재가동했지만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물량은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수입이 부진하자 선사들은 공컨테이너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미국 시애틀 터코마 오클랜드 등에서 컨테이너 박스 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설명이다. 선사 관계자는 “이미 중서부 등 일부 철도 야드에서 컨테이너가 체류되는 바람에 서안 항만 철도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운임은 큰 변동이 없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4월17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528달러로 집계됐다. 올 들어 1500~1600달러의 평균 운임을 보이며 큰 변화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안행 운임 역시 FEU당 2637달러를 기록, 전월 2785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이상 하락했을 뿐, 큰 변동이 없었다.
북미항로 월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코로나 여파로 두 자릿수나 감소했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3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수출항로)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92만6673TEU를 기록했다. 수출국가별 실적을 보면 1위 중국은 36% 감소한 36만83TEU에 그쳤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 영향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2위 우리나라는 중국 환적화물 감소로 소폭(0.4%) 감소한 16만3398TEU를 기록했다. 3위 대만은 8% 증가한 8만6614TEU였다. 4위 베트남은 46% 증가한 8만4675TEU로 두 자릿수 성장했다. 2월 미국발 아시아 10개국행(수입항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한 46만635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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