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량물 전문선사 지머린이 장기 불황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독일 브레멘에 본사를 둔 지머린은 독일 내 영업·운항 부문인 지머린브레멘 지머린저머니 지머린차터링이 채권자 보호 절차에 따라 지난 17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법원은 팀 베이어를 관리인으로 임명하는 한편 채권자 측에 부채 상환 협상을 제안했다.
지머린은 앞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미국 정기선사업을 인더스트리얼머리타임캐리어스(IMC)에 매각했다. 독일 선사는 10척의 중량물선을 투입해 미국과 남미를 연결하는 정기 중량물 운송서비스를 벌여왔다. 미주사업을 인수한 IMC는 지머린의 예전 브랜드인 ‘인터머린’을 다시 살려 운송서비스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머린은 19척의 대형 중량물 선박을 매각 또는 반선했다. 선주사에 반환된 9척은 같은 독일 선사인 유나이티드헤비리프트에 재용선됐고, 10척은 모회사인 지본이 2016년 인수한 HC차터링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소유권이 이전된 선박 중 6척을 BBC차터링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68척의 선대도 현재 운항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머린은 2018년 9월 지본과 미국 중량물선사인 인터머린이 합작해 설립한 뒤 지본의 100% 자회사로 전환했다. 경영난이 불거지기 전까지 90척의 중량물 운반선을 운항해왔다.
지본은 BBC차터링 출신의 오브 메이어 등이 2013년 설립한 선사로, 독일 첵(Zech) 그룹의 계열사다. 2017년 자국 경쟁선사였던 리크머스리니에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2월 독일 선박관리회사 ER쉬파르츠를 사들이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확대해왔다.
중량물 운송시장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지본과 지머린은 경영난에 직면했다. 특히 외형 확대 전략에 따른 유동성 고갈로 지난해 3분기께 오브 메이어도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지머린은 지난해 12월18일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두 달 뒤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알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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