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우리나라 선박 수출액이 대형조선사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초대형유조선(VLCC)의 인도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월 선박 수출액은 전년 동월 17억7700만달러와 비교해 59% 증가한 28억2600만달러(약 3조38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2018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선 VLCC 등 주력 선종의 인도가 새해 들어 크게 늘어나며 선박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인도가 지연됐던 해양플랜트도 반영돼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재작년 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등 가스선 분야에서만 40척이 넘는 수주고를 올렸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 역시 20척에 달하는 LNG선을 수주, 지난 2004년 19척, 2014년 37척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가스선뿐만 아니라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을 수주 리스트에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우리 조선사의 수주실적 회복으로 1월 선박수출은 호조였다”며 “해양플랜트(FLNG)와 주력 선종인 LNG선, VLCC 인도 증가 등으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은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월 수출액은 6.1% 감소한 433억5000만달러(약 51조8900억원), 수입은 5.3% 후퇴한 427억3000만달러(약 51조1400억원)에 그쳤다.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가 감소한 게 수출액 부진으로 이어졌다. 무역수지는 6억2000만달러(약 7400억원)로 9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산업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1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나,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향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작년 총 수출액 6049억달러 중 對후베이성 수출은 17억6000만달러로 0.3%를 차지한 바 있다. 對일본 수출 역시 6.4%, 수입은 21,9% 감소해 일본 수출 규제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 자동차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철강 차부품 섬유 가전 반도체 등이 부진하며 전체 수출액 감소를 이끌었다. 무선통신은 중국 일본 등의 기업과 경쟁이 심화된 데다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23.2% 급감한 8억6000만달러를, 자동차는 글로벌 시장회복 지연과 주요 완성차 기업의 조일일수 감소 등으로 22.2% 후퇴한 28억5000만달러를, 석유화학은 통관일 감소와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 지속 등으로 17.1% 감소한 33억1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는 26.8% 급감한 13억7000만달러, 철강은 16.6% 감소한 23억3000만달러, 차부품은 15% 감소한 1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3.4% 뒷걸음질 친 71억6000만달러를 기록, 감소율이 13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개선됐다. 서버·모바일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와 이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악화시 중국 시장 둔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터 수출액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신제품의 해외 평가 향상 등으로 전년 대비 43.7% 폭증한 9억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석유화학 일반기계 섬유 가전 등의 부진으로 10.5% 감소한 96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일본은 일반기계 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이 수요 감소로 6.4% 후퇴한 2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럽연합(EU) 미국 역시 전년 대비 각각 9.9% 16.2% 7% 감소한 12억9000만달러 42억2000만달러 5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아세안은 선박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호조로 9.9% 증가한 95억2000만달러를 거뒀다. CIS(독립국가연합) 역시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컴퓨터 무선통신시기 품목 수출이 개선되며 5.1% 증가한 11억2000만달러의 실적을 달성했다.
1월 수입은 유연탄과 반도체 제조용 장비, 가솔린 승용차 등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호주 석탄생산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 수요와 설비 투자 감소 등이 수입액 감소를 견인했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1월 수출은 연초 중동 리스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에도 한 자릿수 감소대를 유지했으나, 설 명절 연휴 영향으로 전체 수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면서, “우리 수출은 작년 10월을 저점으로 점차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수출 반등 모멘텀이 구축됐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성 장관은 “정부는 과거 사스 사태와 달리 중국 경제의 비중이 4배나 커졌으며 글로벌 제조업 가치사슬에서 중국이 핵심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신종 바이러스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물경제 대책반을 가동한 데 이어 중국 진출기업 및 수출 동향을 일일 단위로 보고 체계를 가동하는 등 엄중히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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