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북미항로에선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의 북미수출 점유율은 급격한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반면, 중국의 대체지로 급부상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 가파른 물동량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피어스에 따르면 1~10월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수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485만1900TEU였다. 중국발 화물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892만4800TEU를 기록한 반면, 아세안발은 26.2% 폭증한 285만4500TEU로 집계됐다.
선사들은 중국 춘절 이후 약세 시황에 대응하기 위한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었다. 2월 2M은 중국 춘절 이후 물동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2월 2주에는 3편, 3주는 4편, 4주에는 3편 등 총 10편을 중단했다. 오션과 디얼라이언스도 수요 감소에 대비해 총 6차례의 임시결항을 통해 운임 하락폭을 최소화했다.
연초 운임은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1월11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895달러로 집계됐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304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전년 1월 2400달러대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보였다.
1분기 북미항로는 선사들의 잇따른 임시휴항에 선복난이 지속됐다. 미국 서안보다는 동안에서 선복 품귀현상이 두드러졌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3월 북미항로는 물동량과 운임이 쌍끌이 하락세를 보이며 부진한 시황을 연출했다. 중국 춘절을 앞두고 나타났던 특수가 사라진 이후 북미항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운송계약(SC)을 앞둔 4월 선사들은 운임 회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선사들은 유가 상승과 낮은 운임 등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 따라서 올해는 고유가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에 적극 대응해 SC 계약에 나섰다.
선사들은 지난해보다는 올해 계약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북미 서안은 FEU당 1400~1600달러, 동안은 2500~2700달러로 전년보다는 높은 운임에서 계약이 이뤄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여름 휴가철 여파로 북미항로는 추석 연휴 이후 가시밭길을 걸었다. 선사들이 9월 계획했던 성수기할증료(PSS) 도입은 시황이 부진한 탓에 10월로 미뤄졌다. 8월 두 차례에 이어 9월에도 적용에 실패하며 3번의 부과가 무산된 셈이다.
북미항로 운임은 3분기 들어 약세를 지속했다. 9월13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FEU당 1447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474달러에서 27달러 떨어졌으며 지난해 2349달러와 비교하면 875달러 낮은 수준이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2516달러를 기록, 전월에 비해 약 150달러 떨어졌으며 전년 3512달러와 비교해 996달러나 하락했다.
10월에도 임시휴항을 잇따라 실시한 선사들은 약세 시황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오션얼라이언스는 10편을, 디얼라이언스는 9편에 달하는 결항을 각각 결정했다. 4분기 북미항로의 최대 이슈는 할증료 부과와 임시결항으로 압축됐다.
선사들은 2020년 1월 시행되는 SOx 규제에 대응해 저유황유할증료(LSS) 도입 시기를 저울질했다. 도입 시기는 제각각이지만 선사들은 대체로 11~12월부터 LSS를 화주에게 부과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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