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발생한 브라질 발레의 철광석 광산댐 붕괴 사고로 벌크선 시장이 상반기 내내 빙하기를 걸었다. 1월25일 브라질 남부 미나스제라이스주 브루마지뉴의 페이장(feijo) 광산에서 댐이 붕괴되면서 270여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댐은 광물 찌꺼기를 저장하는 시설로, 상류형 공법으로 지어졌다. 상류형 댐은 경제적인 반면 집중호우나 지진에 취약해 붕괴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 발레는 댐 붕괴사고로 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상류형 공법(upstream method)으로 지어진 댐들을 모두 폐쇄했고 그 여파로 철광석 생산량도 뚝 떨어졌다.
발레는 지난해 3억8800만t의 철광석을 생산해 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26%, 해상물동량의 7%를 점유했다. 사고가 난 페이장 광산의 생산량은 발레 전체 생산량의 2%인 850만t이었다. 발레가 사고 이후 10곳의 댐을 폐쇄하면서 철광석 생산량이 4000만t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생산목표의 1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톤-마일 기준으로 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4.7%, 벌크선 물동량의 1.3%가 사라지는 셈이다.
특히 운송거리가 긴 브라질 철광석 물동량의 감소는 상반기 벌크선 시장에 치명상을 안겼다. 브라질산 철광석의 평균 운송거리는 9548해리(1만7683km)로, 경쟁하는 호주산 철광석의 3451해리(6391km)에 비해 3배 가까이 길다. 발레는 톤-마일 기준으로 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45%, 해상물동량의 13%를 점유하고 있다.
댐 붕괴 사고 이후 벌크선운임지수(BDI)는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띠며 1월30일에 721까지 떨어졌다. 800포인트선이 무너진 건 2017년 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올해 상반기 평균은 895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11에 비해 26% 급락했다.
케이프사이즈 평균운임은 지난해 1만3803달러에서 올해 1만27달러로 27% 곤두박질쳤고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운임도 각각 25% 안팎의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벌크선사들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하는 등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번 사고 전에도 철광석 광산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해운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5년 11월5일 발레와 BHP빌리턴이 공동출자한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 마리아나시의 철광석 광산에서 댐 붕괴 사고가 일어나 20여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바 있다. 당시 케이프 운임은 공급과잉에 사고까지 더해지면서 20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5일엔 BHP빌리턴이 운영하는 서호주 광산에서 화물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해 해운 시황 침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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