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 운임 상승과 비용 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이 일제히 외형과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선사들은 노선 합리화와 유류비 절감,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인 IFRS 16 반영 등이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유럽·미주 ‘컨’ 물동량 증가세 시현
원양항로 운임은 북유럽에서 약세, 북미는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하이발 북유럽행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83달러로 전년 808달러와 비교해 3% 후퇴했다. 4~6월 평균 운임은 TEU당 717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777달러와 비교해 7.7% 하락했으며, 재작년 931달러에 비해선 22.9% 곤두박질 쳤다.
상반기 북미 서안행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610달러로 전년 1322달러에 견줘 21.7% 상승했다. 2분기 운임은 FEU당 1486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1314달러에 견줘 13% 상승했으며, 2017년 1348달러와 비교해 10.2% 올랐다. 동안행 상반기 평균 운임은 전년 2399달러에서 2688달러로 12% 상승했다. 2분기 역시 2597달러로 전년 2312달러에서 12.3% 올랐다.
물동량은 증가세를 보이며 선사들의 외형 확대를 견인했다. 무역분쟁 여파에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발 물량이 크게 증가한 덕에 북미항로는 호조를 보였다.
미국 통계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상반기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829만3200TEU 대비 2% 증가한 845만8900TEU를 기록했다. 점유율 1위인 중국의 감소세에도 아세안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전체 물동량은 플러스성장을 이어갔다. 중국발 수출물량은 506만8300TEU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반면 아세안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물동량은 전년 대비 23.1% 폭증한 158만2500TEU를 기록했다. 한국발 물량은 45만1500TEU로 11.9% 증가했다. 서남아시아발 수출은 53만9800TEU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상반기 아시아 15개국발 유럽 54개국행(유럽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832만3000TEU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유럽수출항로 물동량은 2월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성장했다. 특히 1월 10% 3월 24% 4월 13% 등 상반기 중 절반이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일궜다.
유럽계 선사들 영업益 대폭 증가
유럽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은 올해 들어 크게 개선됐다. 덴마크 머스크는 수송량 증가와 유류비 절감 등에 힘입어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해상운송 사업무문 매출액은 140억7900만달러(약 16조6700억원)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EBITDA)은 32.3% 폭증한 19억9500만달러(약 2조3600억원)를 기록했다. 2분기 EBITDA는 8억5600만달러에서 10억6800만달러(약 1조2600억원)로 24.8%의 증가율을 보였다.
프랑스 선사인 CMA CGM도 비용 절감과 세바로지스틱스 인수 효과에 힘입어 외형과 내실을 키웠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억3400만달러(약 5200억원)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 1억5900만달러와 비교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다만 순이익은 세바로지스틱스 인수 관련 비용이 반영되면서 -1억5400만달러(약 -1800억원)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291.8% 증가한 2억8600만달러(약 3400억원)를 거뒀다. 순이익은 -1억달러(약 -1200억원)로 전년 3300만달러에서 적자 전환했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서비스 품질 개선과 비용 절감, 운임 상승 등으로 전년 수준을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억4000만달러(약 5200억원)로 전년 1억1000만달러와 비교해 4배 증가했다. 순이익은 1억6500만달러(약 2000억원)로 흑자전환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억9700만달러(약 2300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5600만달러(약 660억원)로 전년 -8000만달러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스라엘 짐라인 역시 운임 상승과 비용 절감 효과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선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6300만달러(약 750억원)로 전년 -1800만달러에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은 -1900만달러(약 -230억원)로 전년 -67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크게 축소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4400만달러(약 52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1300만달러에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순이익 역시 500만달러(약 60억원)를 기록하며 1년 전 -3300만달러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아시아계선사들도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아시아계 선사들도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상선은 두 자릿수의 외형 성장을 일구는 한편 영업손실 폭도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노선 합리화와 효율성 개선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대상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조71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개선된 -218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791억원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2분기 영업이익 역시 -1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1997억원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다. 순이익은 -200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427억원 대비 손실을 줄였다. 매출액은 1조3969억원으로 전년 1조2388억원과 비교해 12.8% 증가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비용 절감과 컨테이너사업 안정화 등으로 지난해 4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 선사는 2019 회계연도 1분기(4~6월)에 전년 대비 39.2% 증가한 28억7500만달러(약 3조4000억원)의 매출액을 신고했다. 순이익은 500만달러(약 60억원)를 내며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선사 코스코는 올해 1~6월 4억9900만달러(약 5900억원)의 영업이익과 2억600만달러(약 2400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101억5700만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다.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은 상반기에 영업이익 24억1200만대만달러(약 930억원) 순이익 2억400만대만달러(약 80억원)를 거두며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1억900만대만달러(약 430억원)를 거둬, 전년 동기 19억9100만대만달러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3억5400만대만달러(약 -135억원)로 적자 폭이 개선됐다.
양밍해운은 상반기 영업이익 -2억9300만대만달러(약 -110억원) 순이익 19억4600만달러(약 -2조3100억원)를 각각 기록하며 적자폭을 줄였다. 2분기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3억6700만대만달러(약 -140억원) -12억6500만대만달러(약 490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적자 폭이 축소됐다.
완하이라인은 올 상반기에 호성적을 일궜다. 영업이익은 5.6배 늘어난 13억6600만대만달러(약 520억원), 순이익은 4.3배 늘어난 17억3900만대만달러(약 670억원)였다. 2분기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각각 4.8배 2.7배 개선된 4억6700만대만달러(약 180억원) 6억9700만대만달러(약 270억원)를 달성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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