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의 잇따른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에도 약세 시황을 연출했던 유럽항로는 8월 들어 운임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제조업체들이 밀어내기에 나서면서 운임 반등을 이뤄냈지만 예년만큼 높은 수준을 보이지 못했다. 잇따른 결항과 운임 회복 노력에도 여름 휴가철 여파로 아직까지 시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유럽항로 운임은 예년과 비교하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8월9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10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688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이상 운임이 상승했으며 8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1년 전 운임인 948달러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성수기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게 선사들의 설명이다.
지중해행 운임은 TEU당 974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705달러와 비교해 200달러 이상 상승했다. 선사 관계자는 “터키행 물량 증가로 동지중해는 강세인 반면, 서지중해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항로와 달리 중국발 유럽행 물동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올해 1~5월 아시아 15개국발 유럽 54국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5.4% 증가한 687만6000TEU를 기록했다. 물동량 1위 국가인 중국발 화물은 5.5% 증가한 494만TEU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8.1% 증가한 89만4700TEU로 플러스 성장을 일궜다. 동남아는 3.1% 증가한 104만1500TEU를 수송했다.
5월 물동량은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중국이 5.5% 증가한 104만6000TEU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는 3% 증가한 18만TEU로 집계됐다. 동남아시아발 물동량은 5% 증가한 20만9600TEU로 37개월 연속 증가했다.
선사들은 이달에도 임시결항을 실시하며 공급과잉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오션얼라이언스는 8월부터 아시아-북유럽·지중해항로 일부에서 결항을 실시했다. 시기적으로는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예상보다 수요 흐름이 약세를 띠고 있다. 북유럽과 서지중해노선에서 각각 1항차, 동지중해노선에서 2항차를 거른다. 북유럽노선에서 임시 결항되는 서비스는 FAL1(AEU2)로, 8월15일 톈진 출항 선박이 운항을 걸렀다. 서지중해노선에선 MEX2(AEM1)의 8월12일 칭다오 출항 선박이 결항을 확정했다.
동지중해를 연결하는 AEM5(FEM)는 8월29일과 9월12일 칭다오 출항 선박 2척이 휴식에 들어간다. 아울러 2M은 저속운항을 통해 공급량 조절에 힘쓰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의 선복조절은 아직도 운임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10월 국경절에 맞춰 물량이 쏟아져 나와야 시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건설사 프랑스 에파주는 스위스 엔지니어링기업 ABB와 함께 조지아 아나클리아 심해항 1단계 건설에 착수한다. 프로젝트의 총 투자 규모는 25억달러에 달하며, 개항은 2020년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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