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 취항선사들이 지난달에 이어 공급축소로 운임을 방어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수요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실시하면서 운임을 방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ONE 현대상선 하파크로이트 양밍 에버그린 등이 공동으로 운항하는 ‘NEAX’ 컨소시엄은 이달 11일 한 항차를 결항시켰다. 특히 NEAX는 지난 5월 두 차례에 거쳐 블랭크세일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에도 한 항차를 휴항해 호주항로 운임방어에 한 몫하고 있다.
선사들의 공급축소 노력에 힘입어 해상운임도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7월12일자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TEU당 416달러로 전주 348달러보다 약 60달러 이상 인상됐다. 지난 2월 이후 첫 400달러대 진입에 성공했다. 호주항로는 올해 1월 634달러를 기록한 후 본격적인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약세시황을 이어왔다. 4월 중순 200달러대까지 폭락한 해상운임은 지난달 21일 반등에 성공하면서 매주 인상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시장도 선복 감축에 힘입어 전달 수준의 운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현재 부산발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TEU당 300~4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선사는 이달 말 500달러대의 가이드운임을 제시할 계획이다.
주요 선사들은 수급 상황이 좋아지면서 8월에도 운임인상(GRI)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평균 GRI 규모는 TEU당 300~400달러다. 한 선사 관계자는 “6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임시결항에 나서면서 수급이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며 “GRI를 전액 반영하진 못하겠지만 운임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랭크세일링은 화물적재율(소석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부터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적재율 향상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선사들의 화물적재율은 80~90%대로 월 초 대비 약 10%포인트(p) 상승했다. 일부 선사는 적재율이 100%를 기록해 선적예약을 다음 항차로 이월(롤오버)시킨 반면, 60~70%에 머무른 곳도 포착됐다.
해운업계는 아직 비수기인 만큼 당분간 수요 부진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최근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4분기부터 성수기를 맞이하는 만큼 앞으로 화물적재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싱가포르 PIL 3사는 다음 달부터 공동운항 중인 동남아시아-호주항로 2개 서비스 AA1 AA2를 개편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멜버른 구간의 운항일정이 단축된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AA1의 로테이션은 램차방-싱가포르-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싱가포르-램차방 순이다. 4200~4600TEU급 5척이 투입되며, 개편 서비스는 다음달 5일부터 시작된다. AA2의 기항지는 싱가포르-포트클랑-프리맨틀-시드니-멜버른-애들레이드-프리맨틀-싱가포르 순이다. 4100~4600TEU급 4척이 배선되며, 다음달 4일 서비스가 개편된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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