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씨앤에어 박진수 사장(사진 오른쪽)과 대한항공 성언용 부산지점장이 화물전세기 계약서를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
“다가오는 미국 성수기에 대비하기 위해 대한항공의 화물전세기 12대를 임차했습니다. 대한항공에게 전세비용을 먼저 지불하고 화주나 파트너에게 운송료를 받아내야 하는 점에서 위험요인이 상당하죠. 하지만 화물을 자유롭게 적재할 수 있고 납기를 잘 지킬 수 있어 미주지역 해상·항공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믿습니다.”
미주지역 전문 프레이트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주성씨앤에어가 다가오는 항공화물 성수기에 대비해 인천-LA 구간에 화물전용기를 운항한다. 주성씨앤에어는 성수기인 오는 9월11일부터 11월27일까지 약 12주 동안 신규 직항노선에 대한항공의 화물전용기 B-777F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매주 수요일 아침 8~10시 인천을 떠나며, 미국 현지 예상도착시간은 수요일 오전 4~6시다.
주성씨앤에어는 인도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등 아시아역내지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화물을 인천으로 들여와 이 화물기에 수송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국제물류센터(IILC)에서 국내 수출화물과 함께 혼재작업을 거친다. 중국발 화물은 해상으로 인천 평택 등 주요 항만까지 운송한 후 항공편에 옮겨 실을 예정이다. 언뜻 국내 주요 항공콘솔사들과 사업모델이 비슷해 보이지만 아시아역내화물을 추가 혼재 운송한다는 점이 다르다. 주요 취급화물은 의류 전자상거래 기기 잡화 등이다.
주성씨앤에어는 국내 프레이트포워더 최초로 화물전용기를 임차하게 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업에 상당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 회사 임현섭 이사는 “지난 6월11일 대한항공과 화물기 차터계약을 맺고 본격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며 “그동안 화물기 직항서비스는 항공콘솔업체, 대기업 물류자회사, 외국계 물류기업들이 대거 점유했던 점에서 국내 3자물류업체가 직접 화물기를 전세하는 건 의미있는 도전이다”고 평가했다.
납기지연 최대 ‘敵’ 선제적 투자 감행
주성씨앤에어 측은 불확실한 각종 대외변수와 미국의 통상적인 성수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감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분쟁, 선사들의 잦은 임시결항 등으로 국내 주요 포워더들은 납기 지연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해운시장의 수급난이 표면화되면서 항공시장도 덩달아 공급이 부족해져 화물 운송에 애로요인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주성해운으로 출범한 이 회사 항공부서는 10월부터 주성씨앤에어로 통합·개편하면서 미주행 실화주와 항공포워더들의 물량을 유치했다. 하지만 항공콘솔사들이 주름잡는 직항 노선 대신 인천-호놀룰루-LA 노선 및 일본을 경유하는 노선 등 환적운송에 주력했다. 임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미주지역으로 환적운송한 사례는 주성씨앤에어가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공급을 확보하지 못해 월 400t을 수송하는 데 그쳤다”고 회고했다.
또 최근 동남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이 크게 줄어들면서 항공운임이 급락한 점도 이 회사가 항공화물사업 투자를 감행하게 된 배경으로 꼽혔다.
초대형화물이나 중량물 등 특수화물을 자유롭게 적재할 수 있는 점도 이 회사가 전용기 사업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적재공간 일부를 임차하는 국내 주요 항공포워더들은 항공사들의 공급제한으로 편당 최대 약 10t밖에 적재하지 못하는 편이다. 특히 성수기에 돌입하면 이마저도 제한받기 일쑤지만 주성씨앤에어는 B-777F를 자체 운영할 수 있게 돼 최대 80~100t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급변하는 국제유가와 환율 상황 등은 우려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에 화물수요가 폭증해, 해상·항공운송시장이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등 납기지연을 우려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올해는 미중무역분쟁, 항공사들의 잦은 운임 인상 등 각종 변수들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이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납기 지키기가 더욱 불확실해질 것으로 봅니다. 유가·환율 등을 고려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하지만 위기에 맞서는 투자가 오히려 성장발판이 될 거라 믿습니다.”
주성씨앤에어는 오랜 해상시장에서의 노하우를 발휘해 LA에 도착한 항공화물을 트럭운송이나 다른 항공편과 연결해 미국 주요 서부지역, 중남미 주요 지역까지 취급할 계획이다.
특히 멕시코 과테말라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지역은 이 회사가 가장 기대하는 수익노선이다. 타지역 대비 평균운임이 상대적으로 높고 운송기간도 길지만 현지 파트너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활용하면 최적의 운송조건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남미지역은 일반화물보다 설비나 장비 등 대형 중량물이 많아 수익향상에 최적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임 이사는 신규 직항서비스와 기존 환적서비스를 병행해 미국과 중남미지역 화물을 본격 유치하고, 실화주들의 화물이 순조롭게 확보되면 추가 화물기 계약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직항서비스와 기존 환적서비스를 병행해 해상과 항공시장을 선도하는 미주지역 최대 포워더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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