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1 10:05

북미항로/ ‘미중 무역분쟁’에 선사들 선복감축 맞대응

한국·대만·베트남 무역분쟁 반사이익 누려


미중 무역분쟁 고조로 불안감이 가중된 선사들이 선복감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사들은 이달 북미항로에서 총 5편의 뱃길을 중단했다. CMA-CGM 코스코 OOCL 에버그린 4곳으로 구성된 오션얼라이언스는 북미항로에서 총 3편을 감축했다. 서안 PSW1 PNW4, 동안 AWE4가 결항을 실시한 노선들이다. 결항 시기는 PSW1 PNW4는 6월 첫째 주, AWE4는 6월 셋째 주다.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하파크로이트 양밍해운의 디얼라이언스 역시 이달 PS5 PN1 총 2편의 결항을 실시했다. 머스크 MSC의 2M과 제휴한 현대상선도 5월 말 서안 PS1의 운항을 중단하는 등 무역분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무역분쟁 여파에도 선사들의 잇따른 선복감축에 운임은 큰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6월7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439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442달러대에서 소폭 하락했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2502달러를 기록, 전달 2710달러와 비교해 약 200달러 떨어졌다. 

북미수출항로는 한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강세를 보이며 물동량 증가를 이끌었다. 

미국 데카르트데이터마인이 발표한 아시아 10개국발 미국(북미수출항로)행 5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44만TEU였다. 중국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지만 대만·베트남·싱가포르 한국 등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미중 무역분쟁의 반사이익을 누렸다. 1~5월 누계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660만TEU로 집계됐다. 

점유율 1위인 중국은 3.5% 감소한 83만9700TEU, 6위 홍콩이 7% 감소한 5만6700TEU였다. 2위 한국은 2.3% 증가한 15만9700TEU, 3위 대만은 17.7% 증가한 8만9500TEU, 4위 베트남은 25.9% 증가한 8만9000TEU, 5위 싱가포르는 28.4% 증가한 6만9400TEU를 기록했다. 4월 미국발 아시아행 수송량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53만7200TEU로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나라가 기대할 수 있는 반사이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올해 1분기 미국의 대중국 제재품목 수입은 24.7% 감소한 반면 대한국 수입은 20.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미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가전 휴대폰 플라스틱 등에서, 한국의 대중 수출은 화학제품 철강제품 기계류 전기전가제품 화장품 등에서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북미행 물량이 크게 늘면서 선사들은 선박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선사 관계자는 “무역분쟁으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 배를 뺐는데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100%의 소석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선박 투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동안에서 올해 4월부터 진행 중인 파나마운하청(ACP)의 흘수 제한은 선복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ACP는 파나마운하의 엘니뇨 현상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갑문 흘수를 5월 말 13.11m로 낮출 계획이었다. 하지만 5월 말 비가 내리면서 ACP는 흘수 제한 시기를 6월19일로 연기했다. 선복 감축과 흘수 제한 등으로 선사들은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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