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 운임은 중국 춘절(설) 이후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의 수요 약세와 더불어 비수기를 맞이해 지난달보다 운임이 한층 더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8일 중국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향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83달러로, 전달 첫 주 532달러에서 100달러 이상 떨어졌다.
이 항로의 상하이발 운임은 연초부터 현재까지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발 운임도 전달 대비 소폭 하락했다. 선사들이 밝힌 한국발 운임을 종합해보면 TEU당 평균 450달러에서 500달러대를 오갔다. 뉴질랜드행 운임 역시 이와 유사한 흐름으로, 지난달 800달러대에서 이달 700달러선까지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에 겨울을 맞는 호주는 전통적으로 연초부터 여름까지 비수기로 통한다. 거기다 춘절 이후 중국발 화물이 여전히 선복을 채우지 못하면서 한국 시장에도 여파를 미쳤다는 분석이다. 내려가는 운임 곡선에 일부 선사들은 중국발 노선의 선대 교체나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통해 시황 회복을 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OOCL 코스코 ANL로 구성된 ‘A3’ 컨소시엄의 중국 노선인 ‘A3C’는 이달부터 기존에 투입됐던 8000TEU급 선박 6척 중 3척을 5000TEU급으로 교체했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선복수요 부진이 계속되니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부르크수드는 MSC 머스크라인과 구성한 중국 노선 ‘ASL’을 철회하고, 이달 29일부터 A3 컨소시엄의 ‘A3C’와 ‘A3S’ 노선의 선복 일부를 빌려 중국발 서비스를 대체 운영한다. 3월부터 시작되는 약세 시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선사 관계자는 밝혔다.
이달 한국발 노선의 소석률은 80~100%를 기록했다. 호주항로를 주력으로 운영하는 선사와 그 외 선사 모두 유사한 소석율을 기록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중부지역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80%, 남부지역은 70%대 정도다. 한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공급 과잉을 우려해 본사에서 탄력적으로 한국 할당 선복량을 조절하고 있어 선복의 80% 이상을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비수기로 향후 호주항로는 이달과 유사하거나 더욱 약세 시황을 연출할 수도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운임 하락 방지를 위해 일부 선사들은 앞으로 선대 축소나 임시 결항 등으로 선복 조절에 나서기를 고려하고 있다.
한편, 스위스 선사 MSC와 프랑스 CMA CGM이 오는 9월 중순부터 인도양을 경유해 유럽과 호주를 연결하는 노선을 공동운항한다고 밝혔다. 9500TEU급 선박 14척이 투입돼 주1항차로 운항되는 이 노선은 영국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호주 등을 포함해 총 19개항을 기항할 예정이다.
전체 기항지는 런던게이트웨이-로테르담-함부르크-안트베르펜-르아브르-포쉬르메르-라스페치아-제노바-지오이아타우로-푸앵트데갈레-포트루이스-시드니-멜버른-애들레이드-프리맨틀-싱가포르-콜롬보-발렌시아-시네스-런던게이트웨이 순이다. 두 선사는 향후 정확한 서비스 취항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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