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17일 오후 전남 완도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 1호 선박인 <실버클라우드호> 취항식을 가졌다. 취항식엔 박준영 해양수산부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해 운항선사인 한일고속과 건조사인 대선조선 대표이사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실버클라우드>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연안여객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의 첫 결실이다. 정부는 연안여객선업계의 선박 안전을 강화하고 여객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6년 현대화 펀드를 도입했다. 카페리나 초쾌속선 등 고가의 여객선 건조비용의 50%를 15년간 무이자로 지원하는 금융 프로그램이다. 선사는 선박대여회사로부터 선박을 장기용선한 뒤 3년거치 12년 분할상환으로 신조비용을 갚고 소유권을 이전받게 된다.
첫 사업자로 선정된 한일고속은 2016년 11월 조선소와 신조 계약을 체결했다. 선박 건조는 우리나라의 첫 민간조선소이자 카페리선 표준선형 개발에 참여한 대선조선이 맡았다. 조선소를 비롯해 한국선박기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급 중소조선연구원 등 11개 업단체가 카페리 표준선형 개발에 참여해 선박 건조에 필요한 도면과 설계기술을 확보했다. 해수부는 한일고속에 2016년부터 올해까지 신조선 가격(492억원)의 50%인 246억원을 융자 지원했다.
신조선은 총톤수(GT) 2만263만t, 길이 160m, 폭 25m로, 여객 1180명과 차량 150대를 동시에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카페리 여객선이다. 특히 복원성과 구명장비 등 국제수준의 안전성 기준을 충족한 데다 높은 파도와 빠른 조류에서도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를 적용했다. 선상공연장 잔디피크닉존 등 여객 편의시설도 강화했다.
해수부는 앞으로 연안여객선 현대화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8월 2차사업자로 에이치해운 한일고속 씨월드고속훼리 등 3곳을 선정했다. 선사들은 선박을 신조해 2020년께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3분의 2가 자본금 1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인 연안여객선업계는 몇 백억원에 달하는 신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값싼 노후선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실정이다. 총 165척의 연안여객선 중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노후선 비중은 올해 6월 현재 24%에 이른다. 지난 2005년 4%에서 2015년 29%까지 높아졌다가 선박 현대화 펀드 도입 이후 다시 떨어지는 추세다.
박준영 해수부 기조실장은 “현대화펀드로 여객선 신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펀드 규모를 늘리고 카페리선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여객선에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며 “해외중고선 도입 물량을 신조로 유도해 해운·조선 간 상생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연안여객선시장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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