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국내 사모투자회사인 한앤컴퍼니와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한 SK해운의 회사채 신용등급과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 A2-로 유지하는 한편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했다.
신평사 측은 11일 “유상증자를 통해 SK해운의 지배구조가 변경될 경우 SK그룹 계열 지원 가능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이 평가했다.
SK해운은 지난 8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유상증자는 1조원 규모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한앤코 14호 유한회사가 참여한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11월30일로, 같은 날 만기 5년의 전환사채 5000억원도 발행된다.
유상증자로 투자자인 한앤컴퍼니는 71.4%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현재 최대주주인 SK(주) 지분율은 기존 57.22%에서 16.3%로 하락한다. 42.78%였던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율은 12.3%로 줄어든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모두 차입금 차환에 쓰일 예정이다. 6 월 말 현재 SK해운의 총차입금 규모는 연결 기준 4.4조원이다. SK해운 측은 부채비율이 현재의 2400%에서 300%로 대폭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신평사 측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차입금을 줄이면 이자비용이 축소돼 손익구조가 개선되고 단기상환 부담도 완화될 거란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조달한 자금을 전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더라도 여전히 차입금은 3조원을 넘어서며, 이 금액은 회사의 현금흐름에 견줘 과중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기존 SK그룹의 우수한 신인도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이 약화되는 점도 재무안정성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 선사의 신용등급엔 그룹의 우수한 신용도와 에너지 계열사와의 높은 영업적 연계, SK(주)의 지원 사례 등 그룹사 지원 의지가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한기평은 향후 SK해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최종적인 지배구조 변경 결과를 확인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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