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 러시아 월드컵, 한-유라시아 FTA 등 최근 우리에게 친숙해진 유라시아 지역이 최근 경기 개선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중국 대체시장으로서 산업별, 지역별 진출 전략을 선제적으로 모색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는 16일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주요 유라시아 시장의 경제현황과 주요 경기개선요인, 대응 시사점을 제시한 ‘유라시아 주요 국가의 경제현황과 경기개선요인’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라시아 국가들은 장기간 경기침체 이후 최근 경제상황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IU(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0.2%에서 2017년에는 0.9%로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보이며, 카자흐스탄도 작년 1.3%에서 올해 2.1%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한국과의 교역도 전년 동기대비 크게 늘어났다. 8월까지 집계된 교역증가율은 러시아 41.7%, 카자흐스탄297.1% 증가했다.
이 같은 경기개선은 유라시아 국가들의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2016년 평균 40달러 초반에 불과하던 국제원유가격은 올해 들어 5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천연가스와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루블화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물가안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외부요인으로서는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본격화와 중앙아시아와 이란을 연결하는 ‘남북국제철도’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경우 ‘카샤간(Kashagan)’ 유전 생산의 본격화와 올해 최대 국제행사인‘아스타나 엑스포’ 개최가 경기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경기회복의 초기 단계라 현지 기업들이 체감하는 사업경기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코트라가 접촉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기업들은 환율 평가절하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여전히 위축되어 있어 도소매 및 소비재 시장의 활성화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오랜 불황으로 중국산을 중심으로 한 저가 시장이 확대된 것도 소비심리 확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우리나라 기업은 ▲경기개선에 대한 지나친 기대보다는 산업별 시장현황 분석 ▲양극화된 소비행태를 고려, 저가 제품군 타깃 ▲경기회복속도가 비교적 빠른 카자흐스탄 우선 협력 등을 고려해 진출 전략을 짜야한다. 특히 화장품 등 미용과 헬스케어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고, 유럽산 대체수요로 우리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분석된다.
최근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우리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의 개발의지가 강력한 극동지역을 거점으로 한 러시아 진출 전략도 유효하다.
김병권 코트라 글로벌전략지원단장은 “유라시아 경기개선이 이제 막 시작이라고 하나,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지금이 산업별, 시장별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전략을 모색할 때”라면서 “개발 잠재력과 해당국 정부의 의지, FTA 등 대외개방에 호의적인 자세, 국제 이벤트 같은 외생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중국 대체시장으로서의 유라시아는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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