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황 침체로 일감절벽에 신음했던 전 세계 조선사들이 선박 발주량 증가에 모처럼 기지개를 펴고 있다. 우리나라는 누적 수주량 부문에서 세계 1위를 탈환하며 조선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월별 수주잔량 부문에서 2년 만에 증가한 실적을 내놓으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66만CGT(수정환산톤수·50척)을 기록, 지난 4월 85만CGT(34척)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일본을 앞선 우리나라가 월별 수주량 부문에서 1위를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의 수주량 증가로 2개월 연속 월별 실적에서 중국을 앞섰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79만CGT(21척)를, 중국은 32만CGT(17척), 일본은 8만CGT(3척)를 각각 수주했다.
우리나라는 월별 수주실적 개선에 힘입어 누계 부문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1~4월 누계 실적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앞섰지만, 5월엔 판세가 뒤집혔다.
5월까지 전 세계 누적 발주량은 653만CGT(238척)으로 전년 동기 588만CGT(237척) 대비 65만CGT 증가했다. 한국 207만CGT(57척), 중국 184만CGT(101척), 이탈리아 74만CGT(8척), 핀란드 67만CGT(4척), 일본 38만CGT(18척) 순으로 집계됐다. 척수로는 중국이 가장 많았지만 규모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섰다.
이탈리아와 핀란드의 수주실적 증가는 크루즈선과 여객선 발주 증가에서 비롯된다. 이탈리아는 핀칸티에리가 크루즈선 6척(68만CGT)을, 비센티니가 카페리선 2척을 각각 수주하는 등 8척(74만CGT)의 실적을 올렸다. 핀란드는 메이어 투르크조선소가 2월과 5월에 각각 2척씩 총 4척의 크루즈선을 수주했다.
5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7619만CGT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2576만CGT, 한국 1749만CGT, 일본 1717만CGT 순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수주잔량은 4월 말 1734만CGT에서 5월 말 1749만CGT로 15만CGT 증가했다. 한국의 수주잔량이 전월에 비해 증가한 것은 2015년 5월말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그 결과 수주잔량 순위에서도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3월 121포인트에서 4월에는 122, 5월에는 123포인트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선종별로는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가격이 4월 척당 8000만달러에서 5월 8050만달러로 50만 달러 상승했다. VLCC 선가가 상승한 건 지난 2014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VLCC 선가는 2013년 5월 척당 8950만달러에서 1년 후인 2014년 5월 1억10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8000만 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반면 LNG선은 지난 5월에도 척당 100만달러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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