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가 5월 들어 물동량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4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의 물동량은 주당 3000TEU(20피트컨테이너)를 기록했다. 5월 둘째주 현재는 주당 3100TEU를 처리해 화물량이 늘어나는 월말까지 포함하면 물동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년째 물동량 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한러항로는 큰 폭의 물동량 증가세는 보이고 있지 않지만 1~2월 완연한 비수기에서 벗어나 4월부터는 물동량이 조금씩 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전월대비 물동량이 10% 정도 늘었다”라며 “물동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접어든 만큼 러시아 경제 위기 전과 비교하면 회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 위기 전만 하더라도 주당 6000TEU의 화물을 처리하던 한러항로는 루블화 가치 폭락 등을 겪으면서 물동량이 대폭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수출물량이 급감하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역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피셔리 터미널로 화물이 쏠리고 있다. 주요터미널은 커머셜터미널로 러시아 경기침체가 장기전으로 흘러가면서 상황이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물동량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운임은 여전히 반 토막 수준에 머물러 있다. 2년 전만 해도 선사소유 컨테이너(COC)기준 한국-블라디보스토크는 TEU당 7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00달러, 한국-보스토치니는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을 보였지만 현재 운임은 반으로 줄었다. 선사들은 올 들어 유가가 인상되면서 유류할증료 명목으로 운임인상에 나서려했지만 아직까지 변화는 없는 상태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독립국가연합(CIS)향 화물은 여전히 한러항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철도청이 그 동안의 운임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운임인하에 나서면서 TSR 화물이 중국횡단철도(TCR)에 쏠릴 것으로 우려됐지만 실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TCR 운임을 내리면서 TSR 화주들이 중국으로 CIS향 화물을 보내기 시작했지만 한러항로 취항선사들은 TSR을 이용해왔던 물동량은 꾸준하다고 밝혔다.
한편, 3년째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 경기 침체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 교역량은 두 자릿수나 감소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극동러시아 9개 지역(연해주, 하바롭스크주, 사할린주, 아무르주, 캄차카주, 추코트카주, 마가단주, 유대인자치주, 사하공화국)과 한국의 2016년 교역규모는 55억달러(한화 약 6조2073억원)로 전년대비 13.6% 감소했다. 이러한 교역규모 감소는 한국이 극동러시아로부터 수입한 규모가 49억달러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극동러시아가 한국으로부터 지난해 수입한 금액은 전년대비 42% 증가한 6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사할린주 등으로의 기계·자동차류 수출이 늘어났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