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3~4월 물동량이 선사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다는 평가다. 의욕적으로 높게 정한 선적상한선(실링)을 4월 중반까지 달성하지 못한 선사가 절반에 이르는 등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1~2월 물동량은 하락세가 뚜렷했다. 직교역(로컬)과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소폭 상승했지만 우리나라를 거쳐 아시아와 일본을 오간 삼국간화물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2월 한일 해상항로 컨테이너물동량은 29만2385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만48TEU에 비해 2.6% 감소했다. 수출화물은 1.5% 감소한 16만9276TEU, 수입화물은 4% 감소한 12만3109TEU였다.
행선지별로 로컬화물과 피더화물은 각각 11만6615TEU 5만6463TEU로, 0.7% 0.2% 증가한 반면 삼국간화물은 11만9307TEU를 기록, 6.7% 감소했다. 로컬화물의 경우 수출은 1.4% 늘어났고 수입은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삼국간화물은 수출과 수입이 각각 5.4% 9.1% 감소해 쌍끌이 부진을 보였다.
한일항로 물동량은 1월에 0.5% 늘어났다가 2월에 5.5% 역신장하며 누계 실적 감소를 신고했다. 특히 2월 삼국간물동량은 9900TEU나 빠지면서 선사들의 실적 부진에 큰 역할을 했다. 월간 삼국간 물동량이 1만TEU 가까이 감소한 건 최근 몇 년 사이 처음이다.
3~4월에도 시장 상황은 비교적 약세 국면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이 기간 실링을 99%로 정했다. 전기(1~2월)에 비해 6.5%포인트, 지난해 동기에 비해 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회계연도가 마감되는 3월이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반영했다. 하지만 4월 중순까지 실링을 모두 달성한 선사는 취항선사 10곳 중 5곳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5~6월 실링 수준은 95%안팎으로 검토되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주요 선사들은 실링을 일찌감치 달성한 반면 일부 선사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며 “하지만 월말이 되면 화물이 실링을 소화하지 못한 선사쪽으로 흘러가 전체적으로 목표 달성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운임 수준은 부산발 일본 주요노선에서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165달러 안팎을 보이고 있다. 반면 수입운임은 30달러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선사들은 5월1일부터 수입운임을 TEU당 30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운임인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선대합리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서안에선 주요 운항선사인 고려해운 남성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이 운항선박을 최적화해 이달부터 서비스에 들어갔으며 규슈 지역에선 천경해운 동진상선까지 포함한 선대 개편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현대상선과 SM상선은 나란히 한일항로에 배를 띄웠다. 두 노선 다 게이힌과 한신항로를 들르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6일, SM상선은 이보다 보름 가량 늦은 26일에 부산에서 첫 배가 뜬다. 운항선박은 현대상선은 735TEU급 < 스타플래닛 >, SM상선은 704TEU급 < 콘트십컵 >호다. SM상선의 선박 규모가 당초 알려졌던 1000TEU급에 비해 축소됐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