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신규 항로 개설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원양선사들이 연이어 일본 주요항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노선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 현대상선이 한일항로에서 스타트를 끊는다. 이 선사는 다음달 초 독일 선주사에서 용선한 735TEU급 <스타플래닛>(Star Planet)을 배선해 일본피더서비스1(JF1)이란 이름의 주 1항차 한일간 컨테이너서비스를 시작한다. 전체 노선은 부산-도쿄-요코하마-나고야-고베-부산 순이다.
현대상선은 신규 노선을 통해 그동안 국적 근해선사들에게 맡겨온 원양항로행 피더화물을 자체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플래닛>호는 4월6일 부산 신항에서 처녀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SM상선은 다음달 초순께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기항지는 광양-부산-도쿄-요코하마-고베-광양 순이다. 한진해운이 운항하던 2개 노선을 하나로 통합한 노선으로 볼 수 있다. 과거 한진해운은 오사카와 고베를 잇는 KJ1과 게이힌지역(도쿄·요코하마)과 고베를 취항하는 KJ2를 운항해왔다.
신설 노선엔 1000TEU급 선박이 투입될 전망이다. 국내 이용부두는 부산항은 감만터미널, 광양항은 최근 한진해운에서 인수한 전용터미널로 정했다. 선박은 다음달 8일과 9일 각각 광양과 부산에서 첫 물살을 가른다. 지난달 중순께 사업자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한근협) 가입도 마쳤다.
두 선사의 신규노선은 닮은 듯 다르다. 우선 현대상선은 자체 피더화물 수송을 목표로 진행된다. 이를 이유로 현대상선은 과거 한진해운이 정했던 선적상한선(실링)도 정하지 않았다.
SM상선은 한진해운 서비스 계승에 초점을 맞췄다. 실링도 한진해운과 같은 수준인 월간 900TEU로 정했다. 현대상선과 달리 피더화물보다 한일 직교역화물(로컬화물)이 주 영업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른 항로 개설을 두고 경쟁사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상선의 신규항로 도입은 피더화물 비중이 높은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SM상선의 시장 진출은 근해 선사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현대상선도 장기적으로 로컬화물 개발을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다만 경쟁사들은 장금상선 흥아해운과 HMM+K2 컨소시엄을 체결한 점에 미뤄 시장을 교란할 정도의 덤핑영업을 하지 않을 거라 기대하는 눈치다. 고려해운도 현대상선이 주도한 컨소시엄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물동량은 견실한 편이다. 비수기인 1~2월(1기)에 다소 높은 편인 92.5%의 실링을 모두 소화한 선사들은 3~4월(2기) 실링을 99%까지 끌어 올렸다. 실링을 많이 높였지만 선복을 모두 채우는 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3월 중순까지 선사 실적이 실링에 다소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며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지면 대부분의 선사들이 실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임 수준은 안정적이다. 실링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게이힌과 한신(고베·오사카) 지역의 경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60달러 안팎이 적용되고 있다. 선사들이 정부에 공표한 수준과 대동소이하다. 한근협은 공표운임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사를 벌이고 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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