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 비수기에 진입한 한러항로는 전월대비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완연한 비수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여전히 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바닥에 머물러 있다. 일부 선사는 운항선박을 줄여 배를 채웠지만, 한러항로의 전체 소석률은 평년 수준의 30%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1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물동량은 주당 2436TEU(20피트컨테이너)를 기록했으며, 이 같은 흐름은 2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물동량이 주당 2700TEU를 기록하던 때와 비교하면 더 떨어진 수준이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소폭 올랐다.
러시아 경기침체로 한파가 불어 닥친 한러항로가 얼어붙은 지 3년째, 물동량 회복은 더디지만 최근 유가 인상 등으로 선사들은 운임인상에 나선다. 선사들은 현재 운임은 수익이 없어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물동량 가뭄에 버티던 선사들이 유가 인상으로 벙커차지를 운임에 포함시키는 격이지만 전체 운임은 차츰 올라가는 추세다. 2년 전만 해도 선사소유 컨테이너(COC) 기준 한국-블라디보스토크는 TEU당 7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00달러, 한국-보스토치니는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을 보였지만 현재 운임은 반으로 줄었다.
한편,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독립국가연합(CIS)향 화물이 중국횡단철도(TCR)에 쏠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철도청이 그 동안의 운임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지난해부터 운임인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TCR 운임을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TSR로 갈아탔던 화주들은 서서히 중국으로 CIS향 화물을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업계는 일부 화물이 TCR로 돌아섰지만 TSR을 이용해왔던 물동량은 꾸준하다고 밝혔다.
최근 페스코가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를 잇는 초고속화물열차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對러시아 수출증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페스코는 기존 11일 정도 소요되던 TSR 운송기간을 8일로 줄여 운행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그 동안 침체가 지속됐지만 올해는 프로젝트 화물 수출도 증가가 예상돼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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