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성장세가 뒷걸음질 쳤다. 2009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첫 감소세다. 세계 7위 원양 선사의 파산은 허브항만을 꿈꾸는 부산항 물동량에 직격탄을 날렸다.
해양수산부는 25일 전국 항만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2015년 2568만1000TEU(20피트 컨테이너) 대비 1.0% 증가한 2594만8000TEU가 처리됐다고 밝혔다. 세계 경기 침체와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2015년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수출입 물동량이 각종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 2015년 대비 4.6% 증가한 1537만4000TEU를 거둔 영향이 컸다. 하지만 환적 물동량은 지난해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015년 대비 3.8% 감소한 1031만2000TEU를 처리했다. 7월 성수기에 반짝 회복세를 보인 것이 전부였다.
부산항, 한진해운 사태…환적물량 성장세 멈춰
부산항은 환적화물 유치 실패와 한진해운 사태 영향으로 5위 항만 탈환을 또다시 미루게 됐다. 부산항의 지난해 물동량은 1946만9000TEU를 거두는 데 그쳐, 7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환적 물동량은 연초부터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2015년 1010만5000TEU 대비 2.8% 감소한 982만4000TEU를 처리했다. 7월 들어 첫 2%대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당월에만 4.6%, 10월에는 6.5%씩 각각 뒷걸음질 쳤다. 해수부는 국적 중견선사, 현대상선, 2M얼라이언스(전략적해운제휴그룹) 등이 한진해운 물량을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한진해운 사태 전후 주요 선사들의 부산항 월평균 환적 물동량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현대상선은 사태 이후 11.4%, 고려해운·장금상선·흥아해운 13.7%, 2M얼라이언스 7.6%씩 각각 증가했다.
수출입 물동량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 간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2.6% 성장한 960만9000TEU를 기록했다. 베트남향 수출입 물동량은 2015년 대비 7.5% 증가한 34만1000TEU를 거둬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일본향은 2015년 대비 5.1% 증가한 134만TEU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고, 중국향은 2015년 대비 4.7% 증가한 185만1000TEU를 처리했다. 구주 물동량도 106만7000TEU가 처리되면서 소폭 증가했다.
▲ 2016년 월간 부산항 수출입·환적 물동량 비교 / 자료: 부산항만공사(BPA) |
광양항은 2015년 232만7000TEU 대비 4.4% 감소한 222만4000TEU를 처리했다. 수출입 물동량은 소폭 증가한 178만6000TEU를 거뒀지만, 환적 물동량은 2015년 대비 24.1% 크게 감소하며 43만8000TEU를 기록했다.
인천항, FTA효과로 중국·베트남 교역량 급증
인천항은 인천 신항 개장과 더불어 한-중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출입 물동량 증가로 2015년 237만7000TEU 대비 12.6% 증가한 267만7000TEU를 처리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향이 5만1000TEU를 처리해 2015년 대비 26.5%의 신장세를 보였다. 중국향도 2015년 대비 11.2% 증가한 16만TEU를 기록했다.
울산항은 신규항로 및 중대형 컨테이너 선박 유치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로 2015년 대비 9.8% 증가한 42만3000TEU를 거두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 물동량은 역대 최대치인 15억190만t을 기록했다. 수출입화물이 12억3664만t, 연안화물이 2억6526만t을 달성해 2015년 14억6305만t 대비 2.7% 증가했다. 품목별 물동량은 화공품이 7015만1000t을 거둬 2015년 대비 12.4%의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양곡, 유류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광석·철재·유연탄은 모두 1%대의 감소세를 보였다.
해수부 관계자는 “금년 예정되어 있는 얼라이언스 재편에 맞춰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전략적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지난 10월 수립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 환적물동량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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