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지난해 4분기에 끌어올린 해상운임을 지키는데 주력했다. 비수기 돌입과 선복과잉이라는 악재 속에서 취항선사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운임 제 값 받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해 12월 폭증했던 동남아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1월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따라서 선사들의 평균 소석률 역시 전달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선사들은 현대상선과 흥아해운, 장금상선이 협력하는 ‘HMM + K2 컨소시엄’ 출범 소식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대형 외국선사에 맞서기 위해 아시아 역내에서 협력 체제를 결성한 한국형 해운컨소시엄은 올해 3월 출범한다. 동남아 해운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다져온 두 선사와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근해항로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원양선사의 행보를 선사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선사는 이들의 협력으로 화물 집하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컨소시엄과 후발주자 선사, 그리고 외국적선사간 물량 유치를 위한 운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물량 유치에 노력을 기울여 온 일부 선사들이 화물을 뺏기지 않기 위해 운임을 후려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동남아항로는 지난해에도 높은 물동량 신장세를 보였다.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물량이 크게 증가한 덕에 수출입실적 모두 쌍끌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항로의 1~12월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249만1231TEU로 전년 233만810TEU 대비 6.8% 증가했다. 수출은 132만2960TEU로 2015년 121만4856TEU 대비 8.8% 성장했다. 수입 역시 116만8271TEU로 전년 111만5954TEU에 견줘 4.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 항로의 수출입 물동량은 전년 대비 각각 7.4% 9.9% 증가한 77만1005TEU 61만3187TEU로 집계됐다.
바닥운임을 벗어나기 위한 선사들의 고군분투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총 400달러의 GRI를 계획한 아시아역내협의협정(IADA)은 빠른 시일 안에 운임회복 카드를 꺼내들 예정이다.
취항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GRI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오는 3월에도 운임 회복을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임이 크게 떨어진 지역을 대상으로 운임회복에 나서겠다”며 “선사들의 인상 동참이 이뤄져야 모두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동남아항로의 해상운임은 11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항운교역소(SSE)에 따르면 1월13일자 상하이-싱가포르의 해상운임은 TEU당 104달러로 한 달 전과 비교해 상승했다. 한국발 베트남·자카르타향 운임 역시 TEU당 약 120~150달러 올랐다.
한편 동남아 취항 일부 선사들은 다음달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에 나설 계획이다. 선사들은 중국 춘절과 베트남 연휴에 대응하기 위해 2월 초 임시휴항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호찌민항의 적체 현상이 심화됐다”라며 “임시휴항이 이를 해소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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