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께 출범하는 3대 전략적해운제휴그룹(얼라이언스)의 부산신항 터미널 선정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신항 최대 터미널인 부산신항만(PNC)터미널은 디얼라이언스와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PNC는 그동안 6개 선석으로 2M얼라이언스의 컨테이너 물량들을 처리해 왔지만, 2M이 물량공세를 이용한 하역료 인하 압박에 나서면서 각종 문제가 누적됐다. 업계에서는 굳이 2M과의 계약을 지속하기보다 이익이 많이 남는 디얼라이언스와 손잡는 것이 유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PNC 입장에서 굳이 얼라이언스에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있다. 선사들은 부산항에서 환적 화물을 주로 처리하기 때문에 한 부두에서 모든 작업이 이뤄지면 화물이동비용(셔틀비용) 등 부가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선석 6개를 갖춘 터미널은 PNC가 유일하기 때문에 협상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PNC 관계자는 “사실상 디얼라이언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서도 “계약 체결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PNC에 디얼라이언스 기항이 점쳐지면서, 2M은 한진해운신항만(HJNC)과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 PSA 현대부산신항만(PSA HPNT)을 물색하고 있다. 이들 터미널은 선석부족으로 2M의 물량을 독자 유치하는 건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주력 노선인 미주노선과 구주노선 물량을 HJNC에 밀어주고, 비주력 노선 및 잔량 화물은 PNIT와 PSA HPNT에서 처리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설득력 있게 보고 있다. PNIT와 PSA HPNT 모두 PSA가 최대주주로 있어 PSA의 결정에 따라 향배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SA HPNT는 현대상선의 물량 80만TEU를 사실상 확보한 상태다.
HJNC 관계자는 “2M 물량은 대부분 환적화물인 탓에 터미널 물량을 절반씩 나누면 셔틀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터미널이 주력 노선을 처리해야 얼라이언스 입장에서도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며 “머스크와는 상당부분 협상이 완료됐지만, MSC와는 아직 의견 조율 중에 있어 최종 협약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션얼라이언스는 비엔씨티(BNCT)와의 협상이 사실상 유력하다. 오션의 주력 멤버인 CMA CGM이 BNCT의 지분을 상당 부분 가지고 있을뿐더러, 북미행 CMA CGM의 선박은 모두 BNCT에서 처리되기 때문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오션의 회원사인 에버그린이 북미행 서비스에 강점을 보이려면 CMA CGM의 공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BNCT가 오션의 물량 전량을 처리할 지는 미지수다. 당장 OOCL이 LA행 선박 5척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선사가 PNIT에서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BPA) 관계자는 “당장 2M 물량도 터미널 간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아 어떤 터미널이 수혜를 볼지 예측 불가능하다”며 “현대상선이 2M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일부 선대는 PNC에서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물량 분배에 따라 터미널 업계의 향배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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