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보조금 제도시행으로 한국발 유럽향 블록트레인 서비스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운송기간 단축은 물론 물류비 절감까지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돼 블록트레인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서중물류, KTZ익스프레스, 롄윈강항만국이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주최한 '한국발 TCR을 통한 유럽향 블록트레인' 세미나에서 서중물류 류제엽 대표이사는 중국발 유럽향 블록트레인(전세화물열차)의 물류 경쟁력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서중물류, 아프리카 전 대륙에서 복합운송 서비스 추진
한국에서 유럽까지 20일이면 블록트레인 운송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소개돼 청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 류 대표가 주목한 지역은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보낸 화물을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으로 집결시켜 유럽 전역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서중물류가 4월 첫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인 이 운송루트는 한국에서 해상을 통해 롄윈강에 집결한 컨테이너를 블록트레인을 통해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접경지역인 훠얼궈스로 보낸다. 궤폭 차이로 알틴콜에서 환적을 진행해 벨라루스 브레스트까지 총 20일의 철도운송을 거친다.
브레스트에서 내려진 화물은 벨라루스·폴란드의 국경 말라쉐비체에서 부다페스트, 바르샤바, 함부르크, 마드리드 등까지 200~3100km의 거리를 육송으로 진행한다. 한국에서 남유럽(스페인)까지 최대 25일이면 주파가 가능하며, 해상운송에 비해 절반가량의 시간이 줄어든다. 류 대표는 "컨테이너가 많든 적든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을 롄윈강에 집결해 블록트레인을 통해 트럭으로 동유럽으로 수송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시행 중인 인센티브 제도도 블록트레인 서비스 이용률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류 대표는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약 7000달러가 발생한다"며 "비용이 높은 편이지만 중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중물류가 서비스 중인 운송루트는 충칭-뒤스부르크(독일), 청두-루지(폴란드), 정저우-함부르크(독일), 우한-파르두비체(체코) 등 총 4개 구간으로 총 13~15일의 트랜짓 타임이 발생한다. 소량 화물이라도 주 1~2회의 블록트레인 서비스가 가능하며, 40피트 컨테이너(FEU)당 운임은 3000~6500달러에 달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루트도 소개됐다. 류 대표는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의 대체 구간으로 이란의 트럭 운송루트에 주목했다. 이란 반다르아바스에서 트럭운송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이라크, 투르크메니스탄 등의 물류 서비스가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반다르아바스에서 시작해 바쿠와 투르크멘바시, 아슈가바트 등까지 육로를 통해 약 8~14일이 소요된다. 다만 이란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통과할 시 FEU당 13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서중물류는 이란 트럭킹 라이선스 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테헤란 법인과 반다르아바스 지사를 운영 중이다.
TCR을 통한 CIS향 중량물 운송루트도 경쟁력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중물류는 폭 5.4m, 중량 150t의 중량 화물을 중국 톈진에서 훠얼궈스을 거쳐 CIS까지 성공적으로 운송한 바 있다. 훠얼궈스까지는 TCR을 이용하고 CIS 진입은 트럭 운송을 통해 진행된다. 류 대표는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면 약 35~40일이 걸리지만, 중국을 통과하면 20일이면 CIS 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러시아를 통과하는 불가 강-돈 강 운송루트도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석유매장량이 많은 카스피해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하이더패스(터키)와 콘스탄차(루마니아), 로스토프(러시아)의 항만에서 러시아 선박으로 화물을 환적해야 한다. 환적 후 러시아 선박을 통해 불가 강-돈 강을 통과하면 이란과 투르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러시아 5개 국가에 걸친 인랜드 루트의 저렴하고 신속한 운송이 가능하다.
블록트레인 운송 시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도 진행됐다. 류 대표는 TCR 운송 주의사항으로 훠얼궈스에서 알틴콜 국경 진입 시 패킹리스트, 인보이스(송장)와 실제 물건이 상이할 경우 화물을 뺏기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곳의 제한품목으로는 군사용품 및 위험물, 중고 타이어가 해당된다.
유라시아, 중동, 아프리카 복합운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국적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서중물류의 미래 청사진도 소개됐다. 올해 동아프리카를 시작으로 2020년부터 아프리카 전 대륙에서 복합운송 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게 서중물류의 비전이다.
올해 동아프리카 진출을 선언한 서중물류는 지부티, 베르베라, 몸바사, 다르에스살람 등 4개 포트를 통해 16개국의 인랜드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류 대표는 "서중물류를 DHL 페덱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유럽, 북미, 남미 기반의 물류사와 합병을 통해 대한민국 제1호 다국적 기업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중물류 류제엽 대표이사(사진 왼쪽)가 롄윈강항만국 장즈양 부총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
현재 서중물류는 TCR, 이란철송&물류서비스(TIR), TSR, 몽골횡단철송(TMGR), 중동·동남아 물류서비스, 항공운송서비스, 아프리카지역 물류서비스 등을 진행하며 고객의 물류비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류 대표는 롄윈강항만국 측에 감사패를 전달하고, 알틴콜역 측에 유도복 100벌을 지원했다. 그는 "한중물류 발전에 기여한 점을 치하하고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물류 통로로 사용하고 있어 감사를 드리고자 수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블록트레인 주요 시발점인 롄윈강항의 장점도 소개됐다. 롄윈강항은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유럽까지 통하는 중국의 해양, 철도복합운송 시범항만이다. 장쑤 연해 개발, 동·중·서 지역협력 시범구역 구축, 장강삼각주 경제권 발전 등 국가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대일로 전략 계획 중 교차점의 핵심 지역이다. 또한 운하 운송과 관련해 현재 롄윈강-쑤첸-쉬저우 운하 건설과 안후이, 허난 등 지역으로 확장을 추진해 항로등급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롄윈강항만국 장즈양 부총재는 "2020년에는 컨테이너 항로가 80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10만t급이 지날 수 있는 항로와 5만t급의 선석 구축 등 완벽한 항만 기능을 갖췄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