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 물동량은 러시아 경기침체 여파로 예년에 비해 많이 감소한 상황이다. 다만 월간실적이 상승세를 띠고 있어 고무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10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물동량은 주당 2600TEU(20피트컨테이너)를 기록했으며, 11월에는 주당 2800TEU까지 증가했다. 8월과 9월, 주당 2천TEU까지 내려갔던 최저 수준에서는 벗어났지만 회복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10월에서 12월 초까지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화물들이 나오면서 시황침체에도 불구하고 물량 밀어내기 효과를 소폭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항로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수출물량이 11월 최고점을 찍고 줄어드는 반면, 한러항로는 10월 말부터 12월에 최고점을 찍고 1월부터 비수기에 들어간다. 율리우스력으로 날짜를 따지는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를 12월25일이 아닌 1월7일로 지키기 때문이다.
한러항로는 12월 중순 이후부터는 비수기에 접어들어 물동량 하락세가 예상된다. 여기에 비수기를 앞두고 최근 중국철도청이 중국횡단철도(TCR) 운임을 내리면서 한러항로 수출물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TCR운임이 대폭 인상되면서 중앙아시아로 가는 일부 구간의 수출화물이 TSR(시베리아횡단철도)로 옮겨왔다가 다시 TCR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아직까지 TSR화물이 TCR로 돌아가고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향후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러항로의 저운임 기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기 전까지만 해도 선사 소유 컨테이너(COC) 기준 운임은 한국-블라디보스토크는 TEU당 7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00달러, 한국-보스토치니는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을 보였지만 현재는 반 토막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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