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3 10:59

韓-獨 함부르크 철도수송, 단 ‘24일’이면 가능

中 대련항-하오국제물류 복합운송 설명회 개최

우리나라에서 중국 대련항을 거쳐 하얼빈-러시아-유럽을 잇는 철도 수송 서비스가 내달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표 철도물류기업인 하오국제물류와 대련항그룹은 컨소시엄을 맺고 유라시아 진출을 기약하는 국내 화주와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 철도 복합운송 서비스 설명회를 열었다.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드라이브 기조를 내세우면서 둥베이 지방에 있는 헤이룽장성이 한국-중국-러시아 노선 개척에 나서고 있다. 헤이룽장성은 하얼빈-만주-모스크바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물류체인으로 연 2900만t의 화물을 철도로 수송하고 있다.

헤이룽장성 발전위원회의 고점국(高占) 처장은 “지난해 하얼빈을 거쳐 독일 함부르크까지 철도 수송을 성공적으로 처리한 바 있다”며 “하오국제물류의 철도사업이 헤이룽장성의 대외정책에 힘입어 한국-중국-러시아의 물류망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독일·러시아·유럽 기타 지역 국가들이 하오국제물류에 대한 평판이 좋다”며 한국 기업들이 하오국제물류의 물류망을 같이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中 하오국제물류, KCR·KCE로 맞선다

하오국제물류는 북경장구물류주식유한회사, 하얼빈철도국, 대련항그룹, 우특애국제물류가 공동 출자한 중국 최대 물류 기업이다.

지난해 6월에는 하얼빈을 기점으로 폴란드 말라셰비치-독일 함부르크-뒤스부르크행 화물열차를 개통해 최근까지 135회 발차했고, 3632개의 20피트 컨테이너(TEU)를 수송한 바 있다.

열차를 통해 수출한 품목은 주로 전자제품·기계설비·화학제품 등이며 자동차부품·기계설비를 주로 수입했다. 지난 6월에 출범한 하얼빈-러시아 열차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행 열차는 10월 누계기준 2080TEU를 수송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석유화학·자동차로 목재·펄프 수입량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상대로 대련항이 피더서비스에 나서면서 철도와 해상의 복합운송 잠재력은 높다.

인트라아시아의 중심지인 중국 대련항은 945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세계 15위로 우뚝섰다. 대련항의 경쟁력은 KCR(한국-중국-러시아)과 KCE(한국-중국-유럽) 등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수송에 있다.

KCR노선은 한국에서 대련항까지 해상운송(주 15항차·소요기간 3일)을 거쳐 대련항에서 하얼빈까지 철도수송(주 1회·1일), 하얼빈-만주리-러시아 이르쿠츠크-이르스노야르스크-노보시비르스크(주 1회·15일)경로와 하얼빈-만주리-예카테린부르크-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주 1회·15일)경로 두 가지로 나뉘며 각각 21일이 소요된다. KCE노선은 한국에서 대련항, 하얼빈-만주리-폴란드 말라셰비치-독일 함부르크-뒤셀부르크까지 철도수송(주 1회·18일)으로 이어지는 경로로 총 24일이 소요된다.

하오국제물류는 중국 TCR과 러시아 TSR을 활용한 진출 사례를 소개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러시아 칼루가주 행 삼성전자의 화물열차는 중국철로컨테이너운수사, 러시아철도청, 대련항그룹, 삼성전자가 컨소시엄을 맺은 것으로 중국-러시아의 성공적인 화물열차 서비스로 꼽힌다.

삼성전자 화물열차는 주 1회 서비스로 국내 수출 물량이 집결되면 중국 현지 생산 물량과 함께 수송해 12일이 소요된다. 냉동수출열차도 성공사례로 꼽혔다. 중국철도특수화물운수사의 B23 열차는 8개의 냉동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BX1K 무개화차를 도입해 냉동컨테이너를 운송하고 있다. 현재 B23열차는 대련항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16일이 소요된다.

해상比 갑절인 운임은 부담

이날 서비스 설명회에 참석했던 화주들은 획기적인 해상·철도 복합운송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지만 해상운임의 몇 갑절에 달하는 철도운임에 선뜻 다가서지 못했다.

하오국제물류는 한국발 독일 함부르크행 철도 서비스 운임을 40피트 컨테이너(FEU)당 약 5000달러로 책정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의 유럽행 SCFI는 10월28일 기준 TEU당 958달러에 불과하다.

하오국제물류의 왕정동(王正) 부사장은 “일반 해상운임에 비해 비싼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주로 40피트 컨테이너를 다루고 빠른 수송이 강점이기 때문에 운임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화주의 물량에 따라 운임 인하는 가능하다”며 “항공 수송이 부담스러운 화주들이 많이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오국제물류가 제공할 철도 서비스는 주 1회로 한 열차 당 41개의 40피트 컨테이너를 수송할 예정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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