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시기상 성수기에 들어선 한러항로에서는 성수기효과를 도통 찾아 볼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9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물동량은 주당 2천TEU(20피트컨테이너)를 기록했으며, 이 같은 흐름은 10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물동량이 주당 2700TEU를 기록하던 때와 비교하면 더 떨어진 수준이다. 러시아 경기침체로 한파가 불어닥친 한러항로가 얼어붙은 지 2년째, 물동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전히 운임 경쟁은 지속되고 있고 선사들은 수출화물이 없어 선복을 반도 채우지 못한 채 서비스를 유지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발 물동량은 저조한 반면 러시아발 수출물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화학제품 선적이 늘어나면서 수입항로에서 배를 채우고 있다.
저조한 한러항로는 11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TSR을 이용한 중앙아시아(CIS)향 화물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선사들은 노심초사다. 2년 전, 중국횡단철도(TCR) 운임이 대폭 인상되면서 중앙아시아로 가는 일부 구간의 수출화물이 TSR(시베리아횡단철도)로 옮겨왔다. 선사들은 TSR로 전환된 수출화물이 한러항로의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바로 루블화 폭락이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 물량마저도 대폭 줄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철도청이 TCR 운임을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TSR로 갈아탔던 화주들이 다시 TCR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돼 쪼그라든 한러항로 수출물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 선사 관계자는 “10월까지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화물들이 늘어야하는데, 오히려 저조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중앙아시아향 프로젝트 화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는 저유가 추세와 서방의 경제제재 지속,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2016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MF, 러시아 경제개발부 등 주요 국제 경제기관들은 러시아 경제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2017년에는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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