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안정적 성장을 모토로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경영을 외치고 있는 물류기업이 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사고로 한 계단씩 오르겠다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의 결연한 의지가 회사 내부로 녹아들고 있다.
든든한 파트너·베테랑 확보로 서비스 경쟁력 ‘업’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경성해운항공이 새로운 서비스 개척에 나서며 제2의 도약을 노린다.
이 회사 이용로 대표이사가 활로 개척에 눈을 돌린 지역은 중앙아시아·러시아·동유럽 물류시장이다. 바닷길과 철도, 육로를 이용해 FCL(만재화물), 벌크 운송 서비스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을 통해 TMGR(몽골횡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 TIR(이란횡단철도) TSR(시베리아철도)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더 나아가 유럽까지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기존 해상에 철도를 포함한 새로운 운송플랜을 가동해 승부를 내겠다는 각오다. 컨테이너 수송량 감소로 중국 러시아 당국이 철송 운임을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의 횡단철도 비용절감이 현실화된다면, 유럽으로 화물을 보내기 위해 화주들이 해상보다는 철도 이용을 늘릴 것으로 확신한다.”
사실 이 대표가 주목한 이 지역은 수년간 지속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루블화 폭락,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등으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경제는 침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아직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 것처럼 ‘블루오션 루트’를 미리 닦아 화주의 물류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활로 개척은 이 대표가 생각하는 사업 철학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번 서비스 개척을 위해 이 회사는 한 물류기업과 파트너십을 추진했다. 양사가 강점을 띠고 있는 물류 노하우를 공유해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동종 업계의 발전을 위한 비즈니스가 이뤄진 셈.
이번 사업이 성공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줄 든든한 동반자도 합류했다. 이 대표는 이 지역 ‘물류통’으로 꼽히는 인재 영입에 성공하며 물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게 됐다.
▲ 경성해운항공 이용로 대표이사는 북방물류시장을 공략해 제2의 도약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
“해운전문가 배출해 제2 한진사태 막아야”
이 대표는 국내 1위 선사의 침몰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물류기업과 화주에 대한 정부의 대응능력을 질타했다. 수출입업계에서 발생할 피해 규모에 대한 사전조사 등 충분한 시뮬레이션이 진행됐더라면 이번 사태가 크게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컨테이너 재작업 비용, 회항비 등 이중 비용부담에 포워더와 화주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출보국인 우리나라에서 중요 기간산업인 해운이 단순히 금융논리로만 처리되는 것 같아 앞날이 우려된다. 정부에서 기업들의 무수한 적하목록만 자세히 보았더라도 이렇게까지 피해를 키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대표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으로 뒤늦게 대책을 발표하는 정부 대책을 비판하며 해운 전문가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해운 전문가가 양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세상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곧 사람의 믿음을 사고파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며, 그가 속한 물류시장에도 적용된다. “사실 어려운 시국에 서비스 개시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니 또 다른 길이 보였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동반자적인 자세를 가진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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