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은 실정이다. 가장 큰 영향은 환적화물 감소다. 근해선사들은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서 구미(歐美) 또는 구미에서 일본으로 수송되는 화물을 한일 구간에서 수송하고 있다. 이른바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 수송이다. 일본발 미국행 화물의 경우 근해선사가 일본에서 부산까지 화물을 수송하면 원양선사가 환적해 최종 도착지인 미국으로 수송하게 된다. 비록 낮은 운임 수준에도 불구하고 피더화물은 화물 유치가 쉽지 않은 모지 등의 일본 지방항에서 취항선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한진해운은 부산 환적의 일본발 미국행 노선에서 시장 점유율 24%로 1위를 기록 중이었다. 한진해운의 화물이 외국선사로 넘어갈 경우 부산항을 환적 거점으로 쓴다는 보장이 없기에 한일항로 선사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근해선사들이 한진해운과 거래한 운임수입을 날리는 것도 큰 걱정이다. 한진해운의 피더화물을 수송한 선사들은 대략 1억원 정도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모 카페리선사도 7만달러 정도의 수송수입을 고스란히 떼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진해운의 한일 직항노선 중단은 경쟁선사들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전까지 한일항로에서 2개의 컨테이너 노선을 단독 운항해왔다. 일본 오사카·나고야 노선인 KJ1과 고베 및 게이힌(도쿄·요코하마) 노선인 KJ2다. 두 노선은 모두 우리나라에선 부산항과 광양항을 기항해 왔다. 한진해운이 한일항로에서 거둬들인 물동량은 월 1500TEU 정도였다. 이 가운데 경쟁이 심한 부산발 물동량은 그 영향이 미미하지만 기항선사가 많지 않은 광양발 물동량은 시황 상승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광양을 거점으로 일본 게이힌과 한신(고베·오사카) 지역을 운항 중인 선사는 장금상선과 팬오션이다.
한일항로 물동량은 견실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이 항로 1~7월 물동량은 108만33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4만7000TEU에 비해 3.5%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4.1% 성장한 61만4800TEU, 수입화물은 2.6% 성장한 46만8500TEU였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보다 2분기에 성장률이 위축됐다. 1분기엔 45만6600TEU로 3.9%의 증가율을 보인 반면 2분기엔 46만6800TEU로 0.9% 증가에 그쳤다. 하반기 들어서는 다시 두자릿수에 이르는 성장 폭을 보여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7월 한 달간 물동량 실적은 10.3% 늘어난 15만9900TEU를 기록했다.
8월 이후부터는 약세가 감지된다. 선사들은 9~10월(제5기) 실링을 전기대비 2% 포인트 높은 93%로 정했다. 선사 관계자는 “7월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8월 약세로 인해 7~8월 실링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9~10월 실링은 달성을 낙관하긴 하지만 9월 물동량이 추석연휴 등으로 좋은 편이 아니어서 10월에 왕년의 성수기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운임은 전달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한진해운의 운항 중단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달러선을 보이고 있는 수입항로 운임은 상승세를 띨 것으로 선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장금상선은 규슈 노선을 확대해 구마모토항 서비스를 새롭게 개설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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