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한중항로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발 수출물동량은 2분기 이후 지속적인 증가곡선을 그리고 있다. 선사들은 최근의 성장 기조를 배경으로 운임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는 근해선사들에게 피더화물 감소와 경쟁 심화라는 숙제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7월 한중항로 물동량은 10.2% 증가한 24만12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실적은 21만8800TEU였다. 당초 선사들은 하반기들어 마이너스성장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집계 결과 상승 탄력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직교역(로컬) 화물은 11.6% 성장한 22만4600TEU를 보이며 호조를 나타낸 반면 환적(피더) 화물은 5.5% 감소한 1만6600TEU에 그쳤다. 수출화물과 수입화물 모두 두자릿수 성장을 신고했다. 수출화물은 10.1% 성장한 9만6400TEU, 수입화물은 10.3% 증가한 14만4800TEU였다. 수출화물이 3분기에도 쾌조의 출발을 보인 건 고무적이다.
운임은 모처럼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항로 운임은 해양수산부에서 도입한 운임공표제를 배경으로 마이너스는 시장에서 오롯이 퇴출된 상태다. 선사들은 대략 30달러 정도를 부산발 중국 주요지역행 해상운임으로 발표했다. 터미널처리료(THC)는 11만원 가량 부과되고 있다. 과거 THC까지 할인해주던 것에 비하면 50~100달러 가량 운임인상 효과를 본 것이다.
하락세를 띠던 수입항로 운임은 선사들의 GRI(기본운임인상) 시도와 함께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수입 운임은 9일자 기준으로 20피트 컨테이너당 86달러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30달러 가량 하락했다. 선사들은 중국 국경절(10월1일) ‘밀어내기 수요’를 겨냥해 수입항로에서 50달러의 운임인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북중국(칭다오·톈진)과 화동(상하이·닝보) 지역 모두 대상이다.
한진해운 사태는 한중항로에서 주요 변수 중 하나다. 한진해운의 이탈과 근해선사들의 대체노선 개설은 경쟁 심화로 이어질 거란 예상이 나온다. 고려해운과 흥아해운 장금상선은 한진해운이 TEF 서비스에서 기항해오던 톈진과 다롄에 대체선을 투입할 예정이다. 선사 관계자는 “원양항로 환적화물 수송을 목적으로 한중항로를 운영하던 한진해운과 달리 세 선사는 물동량 유치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며 “한진해운 사태로 환적화물은 감소하고 경쟁은 심해지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진해운이 경인항(아라뱃길)-칭다오 노선을 중단한 건 시장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천경해운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이 항로를 취항하던 선박을 손실을 무릅쓰고 회수했다. 반면 장금상선은 평택-칭다오 노선을 확장해 군산까지 경유함으로써 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말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한중해운회담에서 신항로 개설이 모두 불발되면서 선사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해운회담에선 군산-스다오 카페리노선 주6항차 증편, 경인항-단둥항 컨테이너노선 신설 등이 의제로 거론됐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항로 신설 문제를 모두 내년으로 넘기는 한편 대산-룽청 노선의 투입선박 유형을 쾌속선에서 카페리선으로 전환하는 데에만 합의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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