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물동량이 8월 들어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이 수출기업의 생산일정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취항선사들은 8월 접어 들어 물동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월초 휴가와 중순께 이어진 일본 오봉절이 원인이다.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절은 일본 최대의 명절로 양력 8월15일이다. 이날을 전후해서 3~4일 가량 연휴가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주말이 앞에 끼면서 연휴가 예년보다 더 길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8월 중순까지 수출물동량이 실종되다시피 했다. 첫 째주는 휴가의 영향으로, 둘째주엔 일본 오봉절 연휴로 선적 문의가 뚝 끊겼다”며 “특히 오봉절 연휴가 일주일 가량 이어지면서 실적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다만 4기(7~8월) 선적상한선(실링)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실링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일본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이나 한신(고베·오사카) 쪽 물동량은 감소 폭이 비교적 덜했기 때문이다. 실링을 예년보다 바짝 조인 것도 목표 달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기간 실링은 9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5~6월에 비해서도 1%포인트 낮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미주나 유럽지역으로 나가는 피더물동량(원양선사가 화주인 화물)이나 일본 지방항이 행선지인 해운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올해 유독 비수기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은 부산-일본 주요항 기준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150달러 안팎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운임공표제 도입을 계기로 선사들이 운임 방어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지방항 노선도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이 공표한 운임이 시장에 안착되는 모양새다. 하카타 10달러, 모지 50달러, 센다이 110달러, 도마코마이 130달러 니가타 70달러 등이다. 반면 공표 대상이 아닌 수입운임은 물동량이 약세를 이어갈 경우 다시 하락세를 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선사들은 한국선주협회를 중심으로 운임감사를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선주협회는 이달까지 감사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일항로와 한중항로 동남아항로가 대상이다. 선사 관계자는 “아직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선사별로 신고한 운임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운임공표제가 선사들 채산성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사들의 지방항 확대 전략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 장금상선과 천경해운은 공동 운항 중인 STP 노선을 개편해 일본 야마가타현의 사카타(酒田)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사카타를 기항하는 선사 수는 4곳으로 늘어났다. 사카타항은 최근 기저귀 등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늘고 있다. 또 흥아해운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5년만에 일본 이바라키현 소재 가시마항을 잇는 컨테이너선 직항로를 열었다.선사 측은 550TEU급 컨테이너선을 앞세워 센다이에 이어 가시마항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지방항 노선 확장에 나서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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