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수기 효과는 기대를 밑돌고 있다.
영국 해운분석 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2분기 아시아-유럽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했다. 1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2% 증가를 기록했다. 유럽항로 물동량 성장은 세계 경제의 상황을 고려하면 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현재까지 아시아-유럽항로는 3분기 성수기화물 수요가 강세를 띄지 않고 있는 데다 선박들의 소석률(선박대비화물적재율)도 9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드류리는 물동량 증가보다 현재보다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상반기 아시아-유럽항로 물동량은 러시아 경기 위축으로 30% 이상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그 감소세는 주춤해졌고, 2분기에는 러시아 물동량이 전년대비 2.2% 증가하며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양 제재는 이웃 나라의 경제에도 영향을 줬지만 이들 국가의 수입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아시아-라트비아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6.3 % 증가했고 아시아-리투아니아는 약 12% 증가했다. 여전히 아시아발 핀란드향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4.5 %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이전보다 감소폭은 상당히 개선됐다. 반면 에스토니아향 물동량은 여전히 약세가 지속돼 2분기에 전년대비 23%나 줄었다.
드류리는 “3분기에 선사들이 올해 최대 물동량을 수송해야하지만 유럽수출항로 흐름이 2분기 대비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발 유럽 국가별 물동량을 살펴보면, 2분기 독일 수입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1% 하락하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지중해 노선에서 아드리아 포트를 경유해 남부 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중부 유럽 시장으로 가는 통과화물도 늘어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수입 물동량은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7% 하락한 데 이어 2분기에는 회복했지만 최근 테러발생으로 인한 위험은 하반기 소비둔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영국 수입 물동량은 1, 2분기 모두 전년동기대비 4%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EU연합탈퇴)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브랙시트 투표를 앞두고 일부 영국 수입업체들이 영국의 탈퇴가 확정되면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3분기 수주를 미리 앞당겼기 때문이다. 브랙시트 결과로 장기적인 교역량에 영향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지만 브랙시트 투표결과 이후 달러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10% 이상 하락해 올 하반기 영국 수입물동량 성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정체된 수요 성장에 반응해 선복조절에 나서고 있다. 1~7월에 전년동기대비 4.4%의 선복이 줄었다. 아시아-유럽항로에서 2개 서비스가 최근 몇 달 전 자취를 감췄다. CKYHE의 CES/NE8서비스는 수요 약세로 3월 말 중단됐다. G6는 중단한 루프6를 다시 재개하지 않았다. 또한 올 하반기에 25만TEU 규모의 신조선 (MSC 11만5000TEU)이 인도된다. 선사들은 수급 규형을 유지하기 이해서는 임시결항과 전환배치 등으로 선복조절에 집중해야한다.
정기선업계는 1분기에 운임 경쟁으로 악화됐다. 봄 이후 현물가격이 명확한 상승궤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소석률 100%의 선박이 없는 회복은 아직까지 운임상승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선사들은 월별 운임계약과 대형화주(BCO) 연간계약 사이의 마진을 끌어올리기 위해 월초 운임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첫째주가 지나면 현물 운임은 다시 퇴보하고 이런 패턴은 3분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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