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 진입한 한러항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전통적으로 한러항로는 5~6월 물동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10~11월 고점을 찍지만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이후 성수기 효과는 사라진 지 오래다.
업계에 따르면 7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물동량은 주당 2700TEU(20피트컨테이너)대에 머물고 있다. 시기상 성수기에 속하는 7월 중순까지도 전월과 비슷한 물동량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작년 7월 주당 3천TEU를 처리하던 때와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지만 러시아 침체 전인 2014년만 하더라도 지금의 2배인 주당 6천TEU를 처리해 물량 감소를 실감케 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주로 육류, 가금류 등 냉동화물이 수출되고, 보스토치니항을 통해서는 러시아 내륙으로 가는 자동차반제품(CKD)과 타이어, 가전 등이 수출되지만 수출량은 급감한 상태다.
한러항로 주요 선사인 현대상선과 페스코가 지난 4월 기존의 한국-러시아 서비스를 빼고, 중국-러시아 서비스에 한국 기항을 추가하면서 전체 한러항로 선복을 줄였지만 여전히 한러항로 취항 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평년 수준의 30%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동량 급감에 운임도 여전히 바닥에 머물고 있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기전까지만해도 컨테이너(COC) 기준 한국-블라디보스토크는 TEU당 725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00달러, 한국-보스토치니는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을 보였지만 현재 반 토막으로 하락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8월 휴가시즌이 시작돼도 한러항로는 영향이 거의 없어 물량감소가 없겠지만 긍정적인 상황도 아니다”라며 “여름부터 러시아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앞 둔 12월초까지 이어지는 물량 증가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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