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는 4월 들어서도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수기에 들어서고 있지만 여전히 비수기보다 못한 수준이다.
한러항로 취항 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평년 수준의 30%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5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물동량은 주당 2700TEU(20피트컨테이너)선에 머물며 전월과 대동소이한 모습이다.
침체가 장기화되자 선사들은 서비스 개편을 통해 선복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달 현대상선과 러시아 페스코, 프랑스 CMA CGM은 중국·한국-러시아를 잇는 컨테이너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동안 현대상선과 페스코는 부산과 러시아 보스토치니를 잇는 2개의 노선(KRS, KR2)을 운영해왔으나, 이번에 서비스 지역을 남중국과 중중국까지 확대 개편했다. 개편된 서비스에는 프랑스 CMA CGM도 합류했다. 이번 공동운항 노선에는 46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3개 선사가 각 1척씩 투입하며 기항지는 홍콩-치완-샤먼-닝보-상하이-부산신항-블라디보스토크-보스토치니-부산-홍콩이다.
또한 현대상선은 페스코와 CRN(China Russia North Service) 노선에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CRN 서비스는 페스코가 1700TEU급 2척을 투입했다. 현대상선은 4월3일 상하이를 시작으로 상하이-부산신항-보스토치니 구간을 서비스하고 있다. 신규 서비스가 개설됐지만 전체 한러항로 선복은 줄었다. 페스코가 기존의 한국-러시아 서비스를 빼고, 중국-러시아 서비스에 한국 기항을 추가하면서 전체 한러항로 선복은 줄어들었다.
한 선사 관계자는 “5월은 시기상 성수기에 진입하는 달이지만 전월과 운임·물동량 모두 차이가 없다”며 “6월에는 소폭의 물량증가는 기대되나 성수기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년간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 경기 침체는 우리나라의 러시아 교역량을 대폭 줄였다. 코트라에 따르면 극동러시아 9개 지역(연해주, 하바롭스크주, 사할린주, 아무르주, 캄차카주, 추코트카주, 마가단주, 유대인자치주, 사하공화국)의 지난해 수입총액은 전년동기대비 45.6% 감소한 57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극동러시아 수입규모가 2014년보다 대폭 감소한 것은 루블가치 하락 및 러시아 경제위기가 1년 새 더 심화돼 극동러시아의 수입 여력이 급속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출총액은 203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28.4% 감소했다. 극동러시아 주요 수출품인 연료 및 에너지제품, 광물제품 등의 수출규모가 줄어든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극동러시아와 한국간 2015년 교역규모는 63억8100만달러로 전년대비 37.6% 감소했다. 특히 극동러시아의 대한국 수출은 59억달러로 전년대비 35% 감소한 것에 비해 한국의 대극동러시아 수출은 4억4000만 달러로 2014년 대비 60%까지 떨어졌다. 자동차 및 부속품, 전자제품 및 부속품 등 주력산업 수출이 모두 크게 하락해 극동 러시아 수출시장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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