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이 운임회복의 칼을 빼들었다. 그동안 하락하는 운임을 지켜보며 발을 굴렀던 선사들은 선복을 조여 시황 상승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취항선사 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는 11월1일부터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5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KNFC는 지난달부터 선사 실무자들과 매주 회의를 갖는 등 GRI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일항로에서 GRI 형태로 운임회복을 도모하는 건 2013년 말 이후 2년만이다. 현재 이 항로 운임은 TEU 기준으로 수출 150달러 안팎, 수입 50달러 안팎이다. GRI가 성공할 경우 수출항로 운임은 200달러선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조금씩 떨어지는 걸 두고 보다 보니 어느새 운항비용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한일항로만큼은 근해항로 취항선사들의 수익성 보전을 위해 운임을 안정권으로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운임회복의 성공을 위해 선적상한선(실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월말에 전기(前期, 9~10월) 정산을 마친 후 실링을 정하던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10월 중순께 올해 6기(11~12월) 실링을 확정했다. 결정된 실링은 89%다. 전기의 95%에 비해 6%포인트 강화됐다. 9~10월 물동량 수준이 실링보다 다소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된 만큼 좀 더 빠듯한 수급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선사들의 속내다.
11월은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다. 연간 기준으로 물동량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시기다. 12월에 물동량이 다소 꺾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하더라도 이번에 정한 실링 수준은 꽤 낮은 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링은 무려 99%였다.
선사 관계자는 “올해 수요가 다소 약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11~12월 물동량은 실링으로 따져 94~95% 수준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링을 많이 낮춘 만큼 운임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8월까지 한일항로 물동량은 119만4297TEU를 기록, 1년 전의 120만101TEU에 비해 0.5% 감소했다. 6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월간 실적 감소세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직교역(로컬) 화물은 1.8% 감소한 47만7357TEU, 원양선사가 화주인 피더화물은 14.3% 감소한 23만8934TEU였다. 반면 삼국간화물(자사환적)은 9.9% 늘어난 47만8006TEU였다.
항로 신설 소식으로 장금상선은 이달부터 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투입해 부산항과 일본 홋카이도 동북부 지역을 잇는 지방항 노선을 신설했다. 기항지는 부산신항-부산북항-도마코마이-이시카리-하치노헤-센다이-부산 순이다. <시노코톈진>호가 21일 처녀취항했으며 <시노코도쿄>호가 28일 두 번째 항해에 나선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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