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업 활성화 길이 열렸다. 해양수산부는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이하 ‘마리나항만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이 마무리되면서 7일부터 시행됐다고 밝혔다.
개정된 마리나항만법은 요트와 마리나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리나업’ 신설과 마리나선박 및 보관·계류시설 등 마리나시설에 대한 분양 및 회원모집 근거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특히 ‘마리나업’을 요트와 같은 마리나선박을 대여하거나, 마리나선박의 보관·계류에 필요한 시설과 함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개정 법안의 핵심이다.
우선 ‘마리나선박 대여업’의 경우, 기존에 개인 소유 요트를 활용한 요트 렌탈 사업을 하고 싶어도 현실에 맞지 않는 국내 법 기준과 각종 규제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신설됐다. 5t 이상의 요트 또는 보트를 대여해주는 사업으로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운항을 대행해주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동안 수상레저안전법에 의한 ‘수상레저사업’, 유선 및 도선사업법에 따른 ‘유선업’ 등록을 통해서 일부 이뤄지던 요트대여업을 별도로 분리해 신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수상레저사업과 유선업을 통해 요트 렌탈사업을 운영할 경우 별도의 매표소, 화장실, 승객대기실과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비상구조선을 구비해야했다. 마리나업계는 이를 두고 요트 대여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규정으로, ‘자동차대여사업’을 하는데 매표소, 화장실, 승객대기실을 갖추고, 견인차까지 구비해야 되는 상황이었다고 비유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자동차 대여사업은 사업계획서, 보유 자동차 명세서, 차고지 보유 또는 사용권 증명 서류만 있으면 등록 가능하다.
선진국의 경우 개인 소유의 요트와 보관·계류시설만 갖추면 요트 렌탈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에 비해 국내법은 현실적으로 개인 요트 대여업의 창업을 막아 놓은 측면이 있었다. 신설된 ‘마리나선박 대여업’은 등록기준을 대폭 완화해 얼마든지 소규모 1인 기업의 창업이 가능하다.
법 개정으로 1년에 길어야 한 달, 짧으면 며칠밖에 이용하지 못하던 개인 요트들이 손쉽게 대여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됐다. 특히 아직은 요트 가격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휴가철이나 주말에 잠깐 대여하여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마리나선박 대여업’의 신설은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요트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마리나산업 대중화를 이끄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마리나선박 보관·계류업’도 신설해 기존 마리나들이 보다 다양한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주는 선진화된 운영이 가능토록 했다. 선진국의 유명 마리나의 경우, 요트의 보관․계류비가 아닌 요트의 청소․관리부터 수리․정비 서비스, 이용객 편의를 위한 클럽라운지나 부대시설, 그 밖의 각종 이벤트를 함께 제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제 국내 마리나들도 선진국의 운영 형태를 벤치마킹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마리나선박이나 요트 보관·계류시설도 스키장, 골프장, 콘도미니엄 시설과 같이 분양이나 회원 모집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두어, 중장기적으로 보다 전문적인 대규모 사업운영을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과거 일부 부유층의 고급 여가로 인식되던 스키산업이 90년대를 거치며 급격히 대중화되었던 것처럼 마리나산업도 어느 순간 폭발적 성장을 거쳐 대중화 시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정 소비자 유치와 자본금 충당이 유리한 분양 및 회원제도의 신설은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장치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해양수산부는 마리나 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마리나 서비스업의 신설을 올해 핵심 정책과제로 내세워, 업계와 학계,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세부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준비해 왔다. 유기준 장관은 취임 직후, 15개 핵심과제 중 하나로 마리나 서비스업체 100개 창업이라는 성과목표로 제시한 바 있으며, 마리나업 창업 가이드북과 정책설명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준석 해양산업정책관은 “마리나 서비스업은 요트와 마리나산업 대중화를 여는 가장 중요한 열쇠로서, 앞으로 마리나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의 국민여가를 책임질 대표선수가 될 수 있도록, 우선은 최대한 많은 업체가 창업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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