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1 15:00

지능화된 ‘무역사기’, 이렇게 당한다

변경된 계좌번호 요구시 무역사기 의심해봐야
최근 무역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베트남 현지 바이어는 최근 무역사기를 당했다. 그는 국내기업인 A사에서 지정해준 계좌로 수출대금을 송금했지만, 해당 계좌는 A사가 현지 바이어에게 전해준 인보이스에 적힌 계좌와 달랐다. 바이어는 별다른 의심 없이 수출대금을 송금했고, 무역사기단은 중간에서 돈을 가로챘다. 

코트라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은 “거래 시 이메일뿐만 아니라 전화, 팩스, 메신저 등으로 중복확인 할 필요가 있다”며 “이메일 계정, 비밀번호 설정 등 업무용 이메일 사용과 관련한 보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무역사기가 발생했다. 불가리아 현지 바이어는 국내기업 A사가 요구한 계좌로 수출대금을 송금했지만, A기업은 수출대금을 받지 못했다. 이 역시 사기였다. 무역사기단은 현지 바이어에게 ‘TOP URGENT’ 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내, ‘은행계좌에 대한 감사로 기존 계좌로 송금이 어려우니 중국계좌로 송금해 달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소피아 무역관은 “수출대금 결제계좌 요청 시 반드시 거래업체 대표 및 담당자와 유선접촉을 통한 중복확인이 필요하다”며 “피해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바이어 입장에서도 수출대금 결제 시 미심쩍은 부분이 발생할 시에는 반드시 한국업체 담당자와 전화, 팩스, 메신저 등을 통해 재확인이나 무역관의 도움을 받아 사실관계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9월18일 발생한 ‘한국어로 친근하게 접근하는 필리핀 무역사기 주의’가 지능화돼 새로운 형태로 진화됐다. 필리핀 현지 바이어(한국인)는 국내기업에 접근해 제품 구매대금 영수증을 허위로 작성했다. 이후 운송, 통관기업(한국인)이 연락해 통관비용 및 물건선적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국인이 직접 전화를 걸어 신뢰감을 심어주고, 운송하는 담당자가 운송 스케줄상의 문제를 이유로 비용 송금을 독촉하는 방식을 취했다. 무역사기단은 허위 영수증 송부 후 외화송금 처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BDO 은행 명의의 공지 메일을 발송해 국내기업의 의심을 회피했다. 이와 비슷한 무역사기는 지난해부터 4차례 발생했다. 피해사례 수법은 현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점점 지능화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코트라 필리핀 마닐라무역관은 “바이어 및 통관, 운송사가 선적예약을 통한 운송 스케줄로 운송료 및 통관진행 처리비용의 송금을 독촉하는 수법을 사용한다”며 “은행에 제품 구매대금이 입금됐는지 반드시 확인한 후 통관 및 운송비용을 송금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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