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과 대중수출 둔화에 수출 중소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 대응에 취약해 환율 하락에 채산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88.33으로 3월과 비교해 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물가 하락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3월 1070.89원에서 4월 1044.55으로 2.5% 하락했다. 수출물가 하락은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원화가 줄어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영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수출기업들이 체감하고 있는 수출 감소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채산성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결과, 국내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045원으로 조사됐다. 수출로 인한 적정 이윤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1073원 수준의 환율이 적정하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내수 둔화는 수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 시키는 악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중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8.3%를 기록했지만, 올해 1월 0.6%로 급락했다. 이후 2~3월 회복세를 보이다 지난달 2.4%로 다시 떨어졌다.
코트라는 14일 산업부가 주최한 수출동향 점검회의에서 대중수출 둔화원인을 자본재 중심의 대중 수출구조로 인한 중국의 대외수출 둔화 영향,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등 대중수출 주력제품의 중국내 공급 증가에 따른 경쟁심화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5월 이후부터는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중국이 대 선진국 수출 회복세 등이 예상됨에 따라 우리의 대중수출도 호전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원화 강세와 대중수출 둔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정부의 지원책이 일회성이 아닌 수출 중소기업이 스스로 힘을 갖출 수 있도록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정부가 원화 강세 기조를 완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이 환율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윤상직 장관은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의 수출 위축 가능성과 채산성 악화에 우려하고 일본 기업들이 과거 수차례의 극심한 엔고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교훈삼아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우리기업과 정부가 합심해서 우리산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강화시키기 위한 부단한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환관리와 관련해서 정부에서도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노력을 다 할 예정이며 중소기업 스스로도 환위험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수출기업의 환 변동보험 비용부담을 완화하고자 올 한해 보험료 추가 특별하인을 즉시 실시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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