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2만TEU 시대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사들의 몸집 경쟁이 가열되면서 컨테이너선 사이즈 확대에 골몰하고 있는 까닭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포함된 G6얼라이언스는 1만9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 중이다.
G6은 하반기 출범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 해운동맹인 P3네트워크에 대항하는 한편 아시아-유럽항로에서의 운항효율성 제고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이 같은 극초대형선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은 덴마크 머스크라인이 보유하고 있는 1만8000TEU급 선박이다. 머스크라인은 대우조선해양에 동급 선박 20척을 발주했으며 지난해 5월 <머스크맥키니몰러>호 인도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대를 늘려가고 있다.
스위스 MSC도 장기용선 방식으로 3척의 동급 선박을 발주한 상태다. 중국 차이나쉬핑은 당초 1만8000TEU 선박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가 사이즈를 1만9000TEU로 변경했다. 범아랍권 선사인 UASC는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한 뒤 인도를 기다리는 중이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머스크라인과 MSC, CMA CGM이 손 잡은 P3의 선대 평균 규모는 1만300TEU로 G6의 8200TEU를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현대상선과 독일 하파그로이드, 싱가포르 APL, 일본 MOL NYK, 홍콩 OOCL 등 6곳의 선사가 모인 G6이 규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발주 선박의 크기를 2만TEU 이상으로 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세계 항만들의 수용능력을 고려할 때 발주 가능한 최대 선박 규모는 2만1000TEU급으로 판단된다. 일부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선 G6이 이를 뛰어 넘어 2만3000TEU 상당의 컨테이너선 건조를 조선소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G6은 아직까지 선형과 척수에 대해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특히 최근 해운불황에 따른 선사들의 재정악화는 걸림돌이다. G6 내에서도 기업별 수익성이 엇갈린다. 하파그로이드나 일본 선사들은 그나마 흑자 재정을 시현 중이지만 현대상선과 APL 등은 몇 년째 이어지는 적자실적으로 투자 여력이 높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항만규제나 운항 효율성, 운임하락 등을 들어 선복 확대에 회의적인 의견이 G6 내부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대형선 건조 조선소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세 곳만이 꼽힌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1만8000TEU 건조 경험이 있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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