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3 09:31

선사들, 해운불황에 선박 처분 러시

시황 부진 벌크선 위주 매각으로 운영자금 확보

해운불황 장기화로 국적선사들의 선박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팔리는 선박은 부정기선이 대부분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선사인 대보인터내셔널쉬핑은 1척 가지고 있던 핸디막스 벌크선을 처분했다. 대보인터내셔널쉬핑은 4만8280t(재화중량톤)급 선박 <대보프런티어>호를 중국 바이어에 팔았다. 선가는 350만달러로 알려졌다.

최근 소형선 시장이 부진을 보이면서 용선료가 크게 떨어지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이 선박이 수송 용도보다는 폐선을 목적으로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선박은 1984년 일본 NKK조선에서 건조됐다.

이로써 대보인터내셔널쉬핑의 사선대는 2척으로 줄어들었다. 파나막스 선박인 7만3870t급 <대보트레이더>호와 핸디사이즈 선박인 1만1885t급 <대보마산>호다.

한 때 매출액이 1조원에 달했던 대양상선은 보유하고 있던 마지막 사선을 팔고 해운기업으로서의 영업활동을 중단했다. 이 선사는 최근 6만8591t급 <에버라임>(Everaim)호를 국내 선사에 600만달러가량을 받고 팔았다. 대양상선은 이달 말까지 회사 정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초대형유조선(VLCC) 1척을 사선대에서 삭제했다. 매각된 선박은 30만t급 <유니버설 호프>(Universal Hope). 현대상선은 선박 처분을 통해 2100만달러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팔린 VLCC는 지난 1993년 덴마크 AP묄러-머스크 그룹의 오덴세 조선에서 건조됐으며 현대상선은 지난 2004년 자매선인 <유니버설피스>호와 함께 머스크에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유니버설호프> 매각으로 현대상선의 VLCC선대는 4척으로 줄어들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시황이 더 어려운 벌크선사들이 선박매각을 통해 운영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선사들이 선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용선계약이 어렵기 때문에 처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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