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동남아시아 항로는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원양선사들의 캐스케이딩과 지난해 불어 닥친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인해 운임이 연초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 운임인상 실시 이후로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상승세는 길지 않아 4분기에 다시 하락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 한 해였다.
동남아항로의 올 물동량은 상반기에 상승했지만 하반기에 하락해 운임, 물동량 모두 좋지 못한 상태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3분기 물동량은 하락을 거듭했지만 추석 전 9월 셋째 주 이후 다시 물동량이 살아났다. 하락 이유는 태풍 볼라벤, 산바 영향으로 항만이 폐쇄돼 컨테이너 반출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런 시황은 4분기인 10월까지 지속됐지만 11월 들어 물동량 상승세는 한 풀 꺾이며 동남아항로의 운임마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4분기에는 물동량 부진을 보인 태국을 비롯해 운임 약세를 보인 지역이 전반적으로 많았다.
또 4월 운임회복(GRI) 이후 운임선방을 해온 호치민의 경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방콕은 물동량 강세를 보이며 TEU 당 약 50달러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아항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유럽경제위기 여파 속에도 선사들이 희망을 갖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항로 중 하나다. 신흥공업국이 여럿 포진해 있는 동남아는 끝없는 잠재력과 해운시장으로서의 남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물론 동남아지역은 지역별로 호불황의 차별화가 뚜렷한 곳이기도 해 선사들도 이 같은 점을 유의하며 공동운항 등 효율적인 배선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 동남아항로는 지역마다 시황의 특색이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급부상과 베트남과 태국지역의 꾸준한 증가세, 그리고 싱가포르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볼 때 내년 상반기는 동남아 해상물동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 한해 날로 치솟고 있는 유가 상승에 대비한 개선책도 마련됐다. 동남아항로는 3월1일부로 긴급유류할증료(EBS)를 전격 시행했다. 수출항로의 경우 TEU 당 80달러를 부과하고 있어 2월에 비해 약 14달러 인상돼 수입항로는 TEU 당 100달러씩 부과했다.
양밍라인은 아시아 역내 항로인 JKS서비스를 개편한 PAS(Pan Asia Service) 서비스를 전격 개시한데 이어 11월 인천-싱가포르, 말레이시아항로(PA2)를 개설했다.
국내 선사인 고려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도 9월13일 주 1항차 베트남, 태국서비스(VTS)를 신설했다.
지난해에 이어 동남아항로의 물동량 상승에 크게 이바지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의 강세가 올해도 지속됐다.
2012년 하반기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싱가포르지만 건설 기자재류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순탄한 한 해를 보냈다.
더불어 신흥공업국이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도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상반기 물동량에 있어 강세를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지만 경기가 회복되며 물동량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수출 품목별로는 6월 인도네시아의 자동차와 철강, 7월 베트남의 자동차와 휴대폰의 부진을 제외한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의 철강과 석유, 반도체가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큰 강세를 보였다.
특히 9월 캄보디아로 향하는 물동량은 전년 동기대비 약 50% 증가했는데 이 중 비철금속이 수출의 주를 이뤘다.
올해 1~10월간 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는 3억57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8억 달러로 매우 감소했다.
무역수지 적자폭 감소는 수출 부진에 의한 원부자재 수입 감소와 내수 경기 침체에 의한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되나, 중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 기업의 수출 확대로 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폭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지역을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 관계자는 “현재 동남아 지역에 꾸준한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돼 자동차, 전자제품, 비철금속제품 등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물동량 견조세가 예상되고 운임 인상으로 연결돼 수익이 날 것으로 관측 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태국은 홍수 파손으로 인한 인프라 복구로 건설프로젝트가 활발해 상반기 물동량 신장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나 10월 100달러가량 떨어져 큰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태국은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확대 및 아세안(ASEAN)의 투자 허브로서 입지 공고화를 위해 내년 초부터 EU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위한 양자 공식 협상을 희망하고 있다.
FTA가 체결됨으로써 일반 특혜관세의 혜택을 벗어나 내년 EU 시장에 대한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항로의 전문가들은 “올 4월 이후 이어졌던 시황강세가 지속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한 번 흐름이 하강하고 나서 살아나지 못한 채 한 해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월 기점으로 부진한 시황을 보인 동남아 항로지만 전문가들은 꾸준히 신장되고 있는 신흥 개발도상국의 잠재력으로 내년 동남아항로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또 최근 중국 위안화 절상과 생산비용 증대 등으로 중국산 제품의 매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기업들은 생산지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어 이로 인한 여러 동남아국가의 수혜도 예상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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