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여수세계박람회장을 둘러싼 선투자금 상환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정부는 지난해 이곳을 인수한 여수광양항만공사(YGPA)에 내년까지 부채를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정부가 선투자한 부채 금액은 3658억원에 달한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끝난 뒤 정부는 박람회장을 민간 주도로 개발하고자 투자를 추진했지만 투자 유치 공모가 7차례나 무산되는 등 사후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10여년간 난항을 겪으면서 해양수산부는 2022년 들어 여수박람회 사후 활용 특별법과 여수광양항만공사법을 개정해 YGPA에 운영 책임을 맡겼다.
YGPA는 지난 2023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장를 인수하며 관리 주체가 됐다. 이후 사후 활용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자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정부가 박람회 선투자금을 내년까지 일시 상환하라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의 반발을 샀다. YGPA는 기획재정부의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2011년 창립 이래 재정건전성을 높여왔지만 박람회장 인수로 빚더미에 오른 셈이 됐다. 특히 YGPA는 2029년까지 자동화부두 개발, 2031년까지 율촌융복합단지 개발 등의 사업을 앞두고 집중 투자에 들어가 이 같은 선투자금 상환까지 더해지면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위원(국민의힘)은 지난달 21일 여수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각 항만공사의 부채비율을 지적하며, “부채 이자가 수익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YGPA 측은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을 위한 사업권이 공사로 이관되면서 부채를 떠안았다고 소명했다.
한편 11월12일 열린 농해수위 회의에서 주철현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여수세계박람회는 해수부가 주도해 투자했는데 국가가 책임지고 정부 예산을 들이는 게 당연하다”며 “해수부가 이 선투자금을 (항만공사에서 회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세입으로 추산하는 것은 제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은 11월20일 현재 시민들을 대상으로 해상 분수쇼인 빅오쇼(11월30일 종료)와 외부 사업체가 운영하는 아르떼 뮤지엄 등이 활성화 돼있으며, 스카이타워는 2025년 2월까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고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한 공사 관계자는 “박람회 시설들이 세계박람회가 끝난 뒤 오랫동안 방치된 상태라 당장은 이를 활용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현황을 전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9월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전해노련)은 농해수위 어기구 위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YGPA 남철희 노조위원장은 공사가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자동화 부두 사업 등에 차질이 없도록 선투자금을 2030년 이후 10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분할 상환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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