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양대 컨테이너선사들이 합병을 추진한다.
하파그로이드와 함부르크수드는 지난 18일 양사 이사회가 주주들과 합의한 사항을 토대로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두 회사의 합병 추진은 최근 극심한 해운불황을 맞아 몸집부풀리기에 나서고 있는 자국내 해운업계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같은 함부르크 소재 해운기업인 독일 ER 쉬파르트와 콤로스키는 올해 합병을 통해 160척의 선박을 보유한 초대형 선주사로 거듭났다.
하파그로이드와 함부르크수드의 합병은 지난 2005년 덴마크 머스크라인의 영국 P&O네들로이드 인수 이후 컨테이너선 시장 내 인수·합병(M&A) 사례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합병이 성공할 경우 통합회사는 세계 4위권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하게 된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두 회사의 통합선복은 242척 105만900TEU로, 3위인 프랑스 CMA CGM(414척 139만3500TEU) 다음이 된다. 현재 4위에 올라 있는 대만 에버그린(182척 72만3300TEU)보다 30만TEU 이상 많은 양이다.
현재 하파그로이드는 140척 63만4100TEU로 6위에 올라 있다.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30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7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함부르크시와 퀴네마리타임, HSH노르드방크로 구성된 알베르트발린컨소시엄이 하파그로이드의 지배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증시 상장을 추진해 왔다.
함부르크수드는 독일 최대기업인 외트커그룹 계열사로 102척 41만6800TEU로 12위에 랭크돼 있으며 세계 해상항로에 40개의 정기선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에 9000TEU급 선박 6척을 발주했으며, 12척의 중소형선박을 중국 조선소를 통해 짓고 있다.
시티은행 리간 웡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컨테이너선사들의 합종연횡은 규모의 경제 달성과 대화주 서비스 개선, 당국의 불공정경쟁 규제 등 시장 변화의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해운동맹의 점진적인 폐지와 과거 15년 동안 성사된 여러 M&A들로 인해 오늘날의 컨테이너선 시장구조는 대형 독립선사들과 중형 선사들의 얼라이언스 체제로 재편됐다"고 말했다.
웡은 특히 지난해 머스크의 아시아-유럽항로 매일운항서비스인 '데일리머스크'가 출현하면서 선사들의 합종연횡이 더욱 가속화됐다고 진단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