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선적상한제(실링제도) 기간 변경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9월에 다시 물동량이 상승하면서 8월 부진을 털어낸 데다 하방 압력을 받았던 운임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3분기 한일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42만2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만5000TEU에 비해 4%가량 늘어났다. 월별로는 7월 15만1000TEU, 8월 13만3000TEU, 9월 13만8000TEU로, V자 곡선을 그렸다.
한일항로 물동량 강세는 환적화물이 이끌고 있다. 3분기 3국간 환적화물은 14만5000TEU로, 1년 전의 12만6000TEU에 비해 15% 성장했다. 반면 원양항로 선사들이 고객인 피더물동량은 10만5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감소했다.
한일간 직교역 화물인 로컬물동량은 17만2000TEU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3국간 환적화물이 로컬화물을 위협할 만큼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근해선사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을 기점으로 한 화물 유치에 적극적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월 들어선 수요가 다시 한풀 꺾인 것으로 알려져 선사들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10월과 11월은 한일항로의 최대 성수기다. 선사들은 이 시기에 모자란 실적을 만회하고, 운임도 다시 안정화 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시황 흐름이 예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원화 강세로 환율이 하락하는 것도 선사들에게 걱정거리다. 원·엔화 환율은 지난 6월 초 1514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거듭하며 최근엔 1400원대가 붕괴됐다. 환율하락은 곧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일본 대지진 이후 수입물동량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물동량까지 하향곡선을 그릴 경우 선사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실링을 8~9월 체제에서 9~10월 체제로 바꾼 뒤 9월 실적이 다행스럽게 다시 살아나면서 운임도 안정을 되찾았다”며 “다만 10월 들어 수요가 주춤해 11월 실링을 다잡아야할 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 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항로 220~250달러, 수입항로 130~15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범주해운은 2번째 1000TEU급 신조선인 <팬콘석세스>호 인도와 함께 선박 2척을 배선해 일본 서안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한다. 일본 서안행 첫 서비스는 다음달 4일 <이스턴익스프레스>호의 부산 출항과 함께 시작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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